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대선 패배로 사퇴함으로써 6일 과도내각의 총리에 임명된 장-피에르 라파랭(53)은 자유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자유민주당(DL) 부총재로 온건한 이미지를 가진 중도 우파 정치인이다.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공화국연합(RPR) 소속이 아닌 그가 총리에 임명된 것은 다음 달 실시되는 총선에서 우파 대연합의 승리를 위해 여러 정당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범 계파적 인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파랭은 1995~97년 알랭 쥐페 전 총리 하에서 중소기업장관으로 일한 것 외에는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경력이 별로 없다. 그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나 조스팽 전 총리처럼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이 아니라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뒤 커피 제조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한때 홍보회사를 운영했다.
88년 출생지인 서부 샤셰뉴 뒤 푸아티에의 부시장에 당선돼 지방 정계에 진출했으며, 89년과 94년 두 차례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다. 지방정치무대에서 활약한 그의 경력은 정치적 의사결정이 국민 가까이에서 이뤄지길 원하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업에 대한 규제와 세금이 무거운 프랑스 경제제도를 자유시장 경제로 바꿔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으며 새 정부는 감세, 치안, 연금, 35시간 근로제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펴낸 저서에서는 프랑스의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지방분권화와 부의 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효율성이 없었으며, 이제 우리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프랑스는 이념을 사랑하는 나라이지만 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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