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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스피릿' 음악 맡은 브라이언 아담스 & 한스 짐머 LA현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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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스피릿' 음악 맡은 브라이언 아담스 & 한스 짐머 LA현지인터뷰

입력
200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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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언어 이상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일 때가 있다.24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스피릿(Spirit : Stallion Of The Cimarron)’은 무성영화처럼 대사를 배제했다.

대신 웅장한 선율과 가슴을 울리는 노래 7곡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음악을 만든 이는 독일인 영화음악 작곡가인 한스 짐머(45)와 캐나다 출신 팝스타 브라이언 아담스(43).

아담스는 노래도 불렀다. 4일(현지시간) LA에서의 첫 시사 후 만난 짐머와 아담스는 “‘스피릿’은 대단한 도전이었다”며 도전이 주는 흥분을 만끽하는 듯했다.

‘스피릿’은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자연과 자유를 추구하던 영웅적 야생마 스피릿의 모험을 쫓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애니메이션.

제작자이자 드림웍스 공동대표인 제프리 카젠버그(52)는 “말(馬)이 말(言)을 하면 코미디로 흘러가기 때문에 대사를 없앴다. 주인공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음악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스피릿의 생각은 내레이션으로도 나오는데, 할리우드 톱스타 맷 데이먼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아담스는 내레이션도 맡길 원했으나, 영화사측이 내레이션만은 배우를 고집해 맷 데이먼에게 넘어갔다고 상당히 아쉬워했다.

아담스는 이번 영화음악에서 노래 가사를 쓰는 데도 그만의 독특한 실력을 발휘했다.

“스피릿의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고 했지만, 한스 짐머는 “말을 하지 않는 야생마라는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부터 브라이언을 떠올렸다. 거칠고 자유로운 야생마와 로큰롤을 추구하는 브라이언의 이미지가 일맥상통한다”고 거들었다.

“때때로 야생마가 되곤 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아담스는 스피릿과 일체감을 느끼며 상황에 맞는 감정을 떠올렸고, 그렇게 스피릿의 마음을 묘사하는 곡을 토해놓을 수 있었다.

브라이언 아담스와 한스 짐머는 영화음악에 관한 한 ‘프로’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헤븐’(1985)이 그의 최대 히트곡이기는 하지만 ‘에브리싱 아이 두’(‘의적 로빈 후드’) ‘올 포 러브’(‘삼총사’) ‘해브 유 에버 리얼리 러브드 어 우먼’(‘조니 뎁의 돈 주앙’) 등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한 영화주제가들 역시 그의 히트곡.

그는 “음악이 영화의 부속물이 아니다”며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한껏 과시했다.

“U2, 에릭 클랩튼, 엘튼 존, 머라이어 캐리 등 많은 뮤지션들이 영화주제가를 불렀다. (영화 주제가를 많이 부른 것은) 결코 특별한 일은 아니다.”

‘레인 맨’의 영화음악으로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린 한스 짐머는 50여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했고, 95년‘라이언 킹’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야생마 스피릿이 인간을 만나고, 위험에 빠지고, 이를 극복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감정의 부침을 드러내기에 두 사람은 괜찮은 파트너였다.

2001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작업에 들어갔지만, 아담스의 바쁜 공연일정 때문에 둘은 전화로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상당수의 음악도 전화를 통해 만들어졌다.

짐머는 “어느 날 전화응답기에 아담스가 노래 한 곡을 남겨두었다. 스피릿이 태어날 때 흐르는 ‘히어 아이 앰’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유럽은 물론, 심지어는 자메이카에서도 두 사람은 이렇게 의견을 나누며 ‘스피릿’의 음악을 만들었다. ‘스피릿’이 올해 칸영화제(15~26일) 비경쟁부문에 진출해 아담스와 짐머는 18일 칸에서의 라이브 공연 계획도 갖고 있다. 이 공연은 아담스가 드림웍스에 제안해서 이뤄졌다.

‘라이언 킹’이후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지 않겠다던 짐머는 드림웍스의 ‘이집트 왕자’에서 ‘엘도라도’까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음악에 계속 손을 대고 있다.

“음악으로 애니메이션을 모두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도전을 즐긴다”는 설명.

“여러 번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브라이언의 광기 때문에 라이브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깨졌다”고 덧붙였다.

두 영화음악가의 도전 뿐만 아니라 ‘스피릿’은 2D와 3D의 전면적인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도전적이다.

‘슈렉’으로 올 아카데미에서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드림웍스의 자존심과 도전의식으로 완성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한국개봉은 7월5일 예정.

LA = 글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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