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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두 2집 '대화가 필요해'…성숙해진 목소리가 왠지 어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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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두 2집 '대화가 필요해'…성숙해진 목소리가 왠지 어색해

입력
200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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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대화가 필요해’로 돌아온 자두는 더 이상 ‘엽기 가수’가 아니다.우선 여성 멤버인 자두의 외모가 몰라보게 조신해졌다.

우스꽝스러웠던 단발 머리는 길게 길렀고 트레이드 마크였던 빨간 안경도 벗어 던졌다. 안경을 벗은 자두의 얼굴도 예전 얼굴이 아니다.

그가 ‘팬 서비스’라고 밝힌 성형수술 덕분이다. 노래하는 걸 한참 듣고 있어야 어디서 많이 들었던 목소리인데 싶어진다. 그룹 이름도 ‘더 자두’로 고쳤다.

음악도 외모에 못지 않다.

1집의 ‘잘 가’가 10대 취향의 경쾌한 댄스풍이었던데 비해 ‘대화가 필요해’는 20,30대를 노린 미디엄 템포다.

노래에서도 엽기 냄새를 풍겼던 자두의 과장되고 코믹한 보컬은 성숙하기까지 하다.

1집에서도 엽기적인 이미지 때문에 “보기보다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더 자두이지만 이제는 ‘보기보다’라는 비교급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 자두의 변신은 그다지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사람들은 자두라는 특이한 이름을 들으면 빨간테 안경을 낀 동글납작한 ‘엽기 가수’의 댄스곡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긴 머리, 치마를 입은 여성스런 자두의 성숙한 미디엄 템포는 얼른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1일 잠실에서 열렸던 ‘필승 코리아 콘서트’처럼 10대가 주를 이룬 무대에서의 더 자두는 어른 옷을 입은 아이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못하는 노래가 아닌데도 예전처럼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또 음악적 사운드는 성숙해졌을지 모르지만 노랫말은 그대로다.

남자 멤버 강두와 주고받는 댓구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잖은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형식을 취했던 쿨처럼 10대와 20대 초반에게 더 어필할 만 하다.

때문에 이번 음반 판매는 발매 1달이 지났지만 1집의 절반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1집 때의 엽기 코드 때문이다. 음반을 만든 프로듀서 최준영은 2집에서 또다시 엽기를 들고 나오면 사람들이 식상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더 자두 역시 싸이 류의 엽기를 소화할 만한 팀이 아닌데다 엽기를 대체할 마땅한 코드도 찾지 못한 모양이다.

물론 엽기 같은 음악 외적인 효과는 이미 많은 가수들에게서 입증되었듯 오래가지 않는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할 지 모르지만 정작 계속해서 음악을 하는 데는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더 자두의 지지부진은 1집에서 엽기 코드를 지나치게 강조한 데 있어보인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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