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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대구·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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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대구·고베

입력
200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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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내 최대의 섬유도시 대구의 월드컵주제는 당연히 섬유산업과 패션의 중심지임을 전세계에 알리는 ‘섬유월드컵’이다.

월드컵기간 대구 곳곳에서 펼쳐질 문화행사의 주제와 슬로건 역시 ‘Fashion Passion(패션 열정)’, ‘골인, 패션 대구’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섬유도시의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준다는 전략이다. 섬유월드컵의 주요행사는 경기전 쇼와 대구국제패션페스티벌(DIFF), 한국전통복식 2000년전 등이다.

대구에서 열리는 첫 경기인 6월6일 오후 2시 덴마크-세네갈전 식전행사는 20여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한눈에 보여주게 된다.

대구시립무용단과 시내 중ㆍ고교 체조부 학생 등 70여명의 정열적인 춤과 체조로 시작되는 패션쇼는 전국 대학의 모델학과에 재학중인 모델지망생 130명과 전문모델 50명이 환상적인 쇼를 연출한다.

식전행사의 총연출을 맡은 최현묵(崔鉉默ㆍ45)씨는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개막전에서는 직물을 주제로 한데 비해 이번에는 고부가가치의 패션도시로 도약하는 대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섬유월드컵의 백미는 6월7∼10일 한국패션센터에서 태평성대를 주제로 열리는 대구국제패션페스티벌. 국내외 유명디자이너 12명이 하루 3차례씩 모두 12번의 쇼를 통해 국내외 패션의 흐름을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프랑스의 ‘겐조’, 일본의 ‘고시노준코’ 등 명품브랜드의 수석디자이너 등 외국인 디자이너 5명이 참여해 명실상부한 국제패션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의 패션월드컵은 이미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14일부터 대구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전통복식2000년전은 우리 복식문화의 우수성과 시대별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시대별 복식을 관람객들이 직접 입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체험공간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과 누에치기, 목화재배를 해 볼 수 있고 전통베틀에 올라 앉아 베를 짜고 물레로 실을 뽑아 볼 수도 있다.

대구시 월드컵지원반 홍석준 기획팀장은 “월드컵은 위기에 놓인 대구섬유산업을 살리기 위해 추진중인 밀라노프로젝트에 힘을 실어 주고 패션도시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구섬유의 우수성을 느끼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대구패션조합 최대용 이사장

대구패션조합 최태용(崔泰鏞ㆍ44) 이사장은 “이번 월드컵은 대구가 국제적인 섬유도시이며 하이패션계의 다크호스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의 섬유월드컵 준비에는 최 이사장의 공이 컸다. ‘겐조’의 수석디자이너를 참여시키기 위해 직접 프랑스까지 날아가 설득하는 등 대구국제패션페스티벌을 명실상부한 국제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대구 섬유와 패션의 우수성을 아무리 주장해도 다른 나라가 알아주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라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인 만큼 섬유패션도시 대구를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패션강국 이탈리아의 밀라노나 피렌체도 과거 프랑스의 하청생산기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프랑스보다 더 유명한 명품브랜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며 “대구 경북지역에서 연간 2,000여명이나 배출되는 섬유패션 분야의 우수인력과 170여개에 달하는 디자이너브랜드 등 머지 않아 이탈리아의 밀라노 못지 않은 패션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고베▼

1995년 대지진으로 6,400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고베의 윙(Wing)스타디움은 두개의 지붕을 정면에서 보면 날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모를 통해 지어진 이 명칭은 그러나 단순히 외관만 봐서 선택된 것이 아니다. 지진피해를 극복한 고베시민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하는 말이다.

4만2,000명 수용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인 윙스타디움은 해양도시 답게 마린 블루를 기조로 노랑 빨강 초록 보라색을 조화시켜 인상적이다. 잔디 밑으로 물과 비료를 공급하는 시스템과 모든 좌석에 냉난방장치를 갖춘 것은 이곳만의 자랑이다.

또다시 강진이 발생해도 도시가 마비되지 않도록 5만여명이 3개월간 대피할 수 있는 비상시설도 마련해 놓고 있다. 월드컵이 끝나면 주택가 소음피해를 막기 위해 양 골대쪽 스탠드 9,000석을 떼어내고 개폐식 지붕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곳을 연고로 하는 빗셀 고베는 김도훈 하석주 최성용 등이 활약하며 2만명의 재일동포를 위로하기도 했다.

러시아_튀니지(5일) 나이지리아_스웨덴(7일) 16강전 등 3경기가 펼쳐지는데 고베시민들은 요즘 한가지 소망이 있다.

바로 일본이 H조 2위를 차지해 C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과 여기서 16강전을 벌이길 바란다. 그래서 대지진을 이겨내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고베의 정신을 되살리기를 염원하고 있다.

윙스타디움 주변에 일본국철(JR) 등 2개의 전철역이 있으며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공항버스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비교적 좋다. 그런데도 고베시는 공항, 전철역_운동장간 셔틀버스를 운영, 확실한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코산을 배경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고베시는 일본에서 제일 먼저 개항한 도시답게 4만4,000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국제도시로 야경과 함께 닌칸마치 등 외국인전용거리가 볼거리. JR로 1시간 거리에 히메지성, 교토ㆍ나라,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관광지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지진 이후 웃음을 뜻하는 매년 해바라기를 심고 있는 고베시민들은 당시 각국의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 대회개막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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