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빚 없이 중소기업을 운영하기란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신용대출 받기 만큼 어렵다. 상업용 주방기기 전문기업 대양에스티가 업계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이 회사는 1989년 설립 이래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면서도 꾸준히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는, 보기 드문 클린(clean) 업체이다.
강정구(姜貞求ㆍ56) 사장은 “100억원 벌어서 1억원을 남기느니 10억원 벌어서 1억원 남기는 편이 임직원 회사 협력업체 모두에게 이롭다”고 무차입 경영의 이점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덤핑으로 회사 외형을 부풀리고 본업과 무관한 분야에 문어발식 투자를 하다 보면 부도를 피할 길이 없어요”
실제로 강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상업용조리기계협동조합 회원사 중에서도 지난 주 1개사가 부도를 내 이 달 중 2~3개 협력사의 연쇄부도가 점쳐지고 있다.
정글과 다름없는 국내 중소업계의 경영 여건도 강 사장으로 하여금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다. 주방기기 업계의 노른자위 상품인 표준형 식기세척기의 경우 90년대 초반 2,400만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1,600만원으로 추락했지만 임금(기술이사급 기준)은 90만원대에서 300만원대로 폭등했다.
또 원재료인 스테인리스판 가격은 톤당 17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92년 당시 상공부 산하 생산기술연구원과 자동식기세척기를 공동 개발, 서울시내 학교 급식시설 중 50%를 휩쓸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대양에스티로서도 견뎌낼 재간이 없는 상황이었다.
강사장은 이를 ‘업계 유일, 업계 최초’의 경쟁력으로 뚫었다. 대양에스티는 중소업계로서 여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유망선진기술기업으로 선정됐고 한국표준협회의 단체표준 승인을 받았다.
또한 업계 최초로 병역특례업체로 선정됐고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강 사장은 “병역특례제도를 이용, 저렴한 인건비로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표준화 경영을 통해 생산비를 낮춰 회사의 건강 체질을 유지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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