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서 민영화한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또 다시 정치바람에 휘둘리고 있다.포스코는 2000년7월 유상부 회장이 대통령 3남 김홍걸씨를 직접 만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포스코 계열사들이 최규선씨의 청탁을 받고 타이거풀스의 주식을 고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최규선게이트에 연루됐다.
포스코는 YS정권때도 삼미특수강(현재 창원특수강) 인수과정이 의혹을 샀다. 1997년 2월 부실기업 삼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술료를 실제 가치와는 무관하게 1,000억원대로 부풀려 산정하고, 당장 활용계획이 없는 매립지까지 인수가액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당시 삼미 회장인 김현배씨는 김현철씨와 고교ㆍ대학 동문. 유상부 회장은 98년 11월 국감 증언에서 “김만제 회장 재임시 일반적 투자절차에 대한 검토 없이 삼미의 부도를 막기 위한 외부 압력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시인성 발언을 했다.
그러나 최규선 게이트에서 밝혀졌듯 2000년 3월 민영화 이후에도 포스코의 정치바람은 계속됐다. 특히 유 회장이 김홍걸씨를 만난 직후 포스코는 최규선씨를 통해 다양한 청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포스코 계열사들이 타이거풀스 주식 20만주를 시가(1만~2만원)보다 높은 가격(주당 3만5,000원)에 인수한 것.
또 최규선씨와 김홍걸씨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사우디아라비아 알 왈리드 왕자의 2억달러 벤처자금 국내유치에도 개입했다.
당시 국정원 등이 사전에 막아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업을 위해 포스코는 포스텍기술연구소를 통해 브리핑 자료까지 마련토록 했다. 최씨는 또 올 4월에도 서울 양재동과 부산의 해운대지역 아파트건설에 포스코개발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서울 송파갑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김희완 전 서울시 정부부시장을 경력과 관련없는 포스코경영연구소 고문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사례.
이처럼 포스코가 정치권에 취약한 것은 정권이 바뀌면 경영이 흔들리고, 경영자가 교체되는 과거 관행 탓이란 지적이다.
업계에선 “정치권에서 아직도 포스코의 납품 건을 얻어내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고가 여전하다”며 “포스코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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