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돕기 운동이 자주 열리다 보니 이 병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판막이 없거나 심실이 1개 부족한 상태여서 심장에 치명적 질환이 생긴다.
이 병은 폰탄'이라는 수술을 받으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폰탄수술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여러 번의 예비수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의료보험을 받더라도 폰탄수술 1회당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많게는 1,000만원이다. 당연히 환자 가족은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병에 걸린 자식을 수술비가 없어 고치지 못하는 부모 마음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의 고통을 보다 못한 친지들은 "자식은 또 낳으면 된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하기도 한다.
얼마 전 어떤 부모가 갓 태어난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 환자로 판명되자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그 부모는 며칠이 지난 뒤 다시 아이를 데려왔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니 차마 인륜을 저버리는 짓을 못하겠다"고 살려달라며 하소연했다. 아이는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부모는 아이의 회복에 안도하면서도 경제적 부담 때문인지 기뻐하는 표정만은 아니었다.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치료비 부담을 사회가 보조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행되는 선천성 심장병 수술 건수는 1996년 3,609회였다가 해마다 줄어 2000년에는 2,254회를 기록했다.
비용 부담이 커서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부모에게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의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라는 것은 가혹하다. 그렇다고 병원도 의료장비, 인건비 등으로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판이라 치료비 지원이 쉽지 않다.
의료 선진국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비영리 소아병원 건립에 정부가 하루속히 나서기를 바란다.
/김웅한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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