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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식후경 / 대구 따로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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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식후경 / 대구 따로국밥

입력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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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식용이지만 동물의 피를 먹는 민족은 흔치 않을 것이다.물론 육식을 하자면 어느 정도 동물의 피를 먹어야 한다. 피만 골라 먹기도 한다. 노루피 사슴피 자라피 등 특별한 식품도 있지만 대중적인 음식이 있다. 바로 소의 피, 선지다. 왜 먹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맛과 영양이 만점이기 때문이다.

선지의 조리법은 단순하다. 물에 넣고 삶는 것이다. 선지는 뜨거운 물 속에 영양과 맛을 풀어내고 단단하게 응고된다. 피의 형태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선짓국이다. 선짓국은 재첩국 콩나물국 복국 등과 함께 우리 해장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고기를 쉽게 먹을 형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 그래서 선짓국은 서민의 음식이다.

옛 장터의 으뜸 먹거리는 국밥이다. 장돌뱅이들이 즐겨 찾았던 국밥의 맛의 비결은 바로 선지다. 대구의 따로국밥의 원형은 바로 장터에서 팔던 선짓국이었다. 중앙사거리가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중앙사거리는 나무꾼들이 집결해 나무를 팔던 장소였다. 당연히 국밥집이 형성됐다. 원래 국밥은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아 내오는 음식. 그런데 간혹 동네 어르신이 들르는 경우가 있었다. 예의를 갖추기 위해 국과 밥을 따로 차려 올렸다.

전체적인 양도 상대적으로 국밥보다 많은 데다 취향에 맞게 밥을 말 수 있어서 점차 인기가 높아졌고 나중에는 아예 따로가 국밥의 이름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의 식성이 변화하면서 따로국밥은 내용이 많이 변했다. 완전한 선짓국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국물은 사골과 등뼈로 우려낸다. 한 번 고아낸 뒤에 무와 파를 넣고 더 끓인다. 선지는 따로 끓여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내지 않는다.

기름이 들어간 고추장으로 양념을 한다. 그래서 국물 위에 붉은 기름이 얇게 퍼져 있다. 보기에 자극적인 듯하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입에 착착 감겨오는 편안한 맛이다. 물론 속도 편안해진다.

◇추천!따로국밥집

(대구 지역번호 053)

국일따로 253-7623

대구전통따로 257-1476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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