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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금업진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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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금업진출 논란

입력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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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ㆍ국민ㆍ한미 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금업 진출 움직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이들 은행은 “고리 대금업을 사금융과 소규모 제2금융권에만 맡겨둔 결과 사회적 폐해가 발생했다”며 잇따라 대금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고, 외국계 대금업체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킨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용이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에까지 문어발식으로 영업을 확장하는 것은 은행 본연의 기능과 맞지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BNP파리바그룹의 자회사 ‘세텔렘’과 소비자금융 합작회사를 세워 6월말부터 영업에 착수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소액 급전대출 전문 소비자금융 자회사를 하반기중 설립할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소비자금융회사 설립안을 조만간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며, 조흥은행도 이를 검토 중이다.

이들 은행의 영업 전략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는 어렵지만, 굳이 사채까지 끌어 써야 할 만큼 신용이 나쁘지 않은 중간 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체 금융소비자 가운데 은행 대출이 가능한 사람은 3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70% 가운데 직장 초년생처럼 상대적으로 신용이 우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20%대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직업이나 연봉 이외에 수십 가지 다양한 요소로 치밀하게 신용등급을 평가, 떼일 확률을 줄일 경우 무리한 채권 추심도 필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행의 수익 다각화나 금융 소비자 보호, 국내 시장보호 등 모든 측면에서 ‘윈윈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권 은행의 대금업 진출은 성공 확률이 낮을 뿐 아니라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평가 능력으로 볼 때, 은행 대출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떼이지 않고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며 “부실이 쌓여도 은행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무리한 채권추심을 못해 결국 모회사로 부실이 이전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금감위 관계자도 “은행의 대금업 진출에 순기능도 있지만 공공성이 생명인 은행 본연의 기능과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격탄을 맞게 될 사금융업체와 상호저축은행 등도 “은행이 고리 장사로 돈을 벌겠다는 것은 금융시장 발전에 도움도 안 된다”는 반발하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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