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의 송승환(PMC프로덕션 공동대표ㆍ45)씨가 한국영화제작자로 나선다. 15일쯤 ‘굳세어라 금순아’(감독 현남섭)의 제작발표회를 갖고 촬영에 들어간다. “어릴 때부터 꿈이 영화감독이었다.”그 꿈은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하면서 생긴 것이다. 그래서 출발은 일단 제작자이지만, 언젠가는 꼭 감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는 작품에서 수동적이어서 늘 못마땅했다. ‘난타’가 그렇듯 스스로 판을 벌리고 싶었다. 1997년 가을 처음 제작비 1억원 들여 만든 ‘난타’가 지금은 1년(2001년)에 7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만큼 성공한 것도 물론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영화제작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됐다.
한국영화제작자가 되기 위해 1년6개월이 걸렸다. 맘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었기 때문이다. 97년에 기획해 무대에 올렸던 연극 ‘남자충동’을 먼저 영화로 만들까 생각도 했다.
그 때 우연히 ‘굳세어라 금순아’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에 들어 첫 작품으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상황코미디라는 것이 맘에 들었고, 구성도 탄탄해 보여 이 정도면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 추석연휴에 선보일 ‘굳세어라 금순아’는 하룻밤 이야기이다. 배구선수 출신 주부 금순이가 술값 바가지 쓰고 삐끼에게 잡혀있는 남편을 구하러 유흥가를 찾아갔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박을 강 스파이크로 날리는 등 과거 배구선수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내용. 송씨는 전체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금순이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배두나를 꼽았고, 다행히 배두나도 흔쾌히 출연을 승낙했다. 20억원의 제작비를 맡을 투자자(코리아픽처스)도 쉽게 구했다.
영화사업이 처음은 아니다. 97년에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칼라송’ 등 외화 4편을 수입해 개봉하기도 했다.
결과는 손해. “한국영화를 제작할 여건은 안되고, 그래서 외화수입으로 내가 잘 모르는 영화배급과 마케팅을 배운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그렇다고 다른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1년에 한 두 편 영화만 착실히 만들겠다.”
그럼 지금까지 20편에 출연했던 배우 송승환은 이제 없나? 마지막 출연작이 1990년 박찬욱 감독의 데뷔작 ‘다른 해가 꾸는 꿈’이니 12년 동안 쉬었다.
“무슨 말씀. 최근에만 해도 ‘버스, 정류장’의 원조교제하는 남자, ‘일단 뛰어’의 도둑 역 제의가 들어왔지만 어울릴 것 같지 않아 거절했다. 단역이라도 욕심이 나면 언제든지 나갈 생각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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