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 인수경쟁에 국내 4개 업체가 뛰어들어 혼전을 벌이고 있다.지금까지 직ㆍ간접 인수의사를 밝히 곳은 호남석유화학과 LG화학, SK, 한화석유화학. 이들의 현대유화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석유화학업종이 2005년까지 활황이 예상되고, 현대의 최신 설비를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한 유화업계에서 현대를 인수하게 되면 확고한 선두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연산 105만톤인 현대의 에틸렌 생산량은 국내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기업들이 이번 인수경쟁에 나선 것은 업계의 독보적 1위 탄생을 배제하기 위한 ‘발담그기’차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몇 기업들의 경우 현대를 인수할 경우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 수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유화의 인수는 구태의연한 재벌식 확장 경영의 재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4개 기업 중 호남과 LG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은 제품구성이 에틸렌 위주라 장기적으로 추가증설이 필요하고, LG는 세계 수준의 경영능력을 갖춰 현대의 경영 정상화를 이룰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분 인수를 희망하는 SK는 SKC, SK케미컬 등과 함께 종합화학회사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 실패 시 대안으로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는 자금력 문제가, SK는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이 맹점으로 지적된다.
업계는 2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은 현대유화 인수에는 채권단의 부채탕감과 출자전환이 선결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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