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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 반가워요 '얄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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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 반가워요 '얄개전'

입력
2002.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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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새로 나온 책이 많았습니다.특히 어린이날 특수를 기대해서인지 어린이용 도서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여러 책 가운데 제가 특히 반갑게 맞은 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얄개전’(아이필드 발행)입니다.

80년 조흔파 선생이 쓴 바로 그 ‘얄개전’입니다.

‘얄개전’은 1953~54년 청소년 잡지 ‘학원’에 연재됐고 그 뒤 단행본으로 몇 차례 출간돼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초기 독자는 지금쯤 환갑 나이가 됐을 것이고 마지막 독자는 이제 갓 마흔 줄에 접어들었을 겁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얄개전’은 시원한 그림도 들어있고 글자도 커졌으며 여백도 많습니다.

주인공 얄개는 모범생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두번이나 유급됐으니 누가 보더라도 말썽꾼입니다.

‘명랑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얄개전’에는 얄개와 그 친구들이 벌이는 장난과 말썽이 가득합니다.

지금 보면 내용이 다소 허황되기도 하지만 구김살없이 장난으로 일관하는 얄개의 특성만은 모든 청소년들이 꿈꾸던 모습입니다.

하지만 기자가 ‘얄개전’이 반가웠던 이유는 책의 내용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새로 나온 ‘얄개전’을 펼치면서 책을 읽던 어린 시절이 생생히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초등학교 6학년때 ‘얄개전’을 읽었습니다.

같은 반의 누군가가 책을 학교에 가져와 읽더니 혼자 키득거렸습니다. 형이나 누나가 읽던 책을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무슨 책이냐며 딴 아이들이 덤벼들었고 책은 이 친구, 저 친구가 돌려보면서 찢어지고 수난을 당했습니다.

어쨌든 나중에는 제법 책 읽는다는 반 친구 모두 다 읽게 됐습니다. ‘얄개전’에 나오는 장난을 따라 해보고 싶어한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얄개전’은 통과 의례가 됐고 이야깃거리가 됐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 ‘얄개전’을 보면서 책을 읽었던 친구들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책에는 이처럼 추억이 깃들어 있습니다. ‘얄개전’ 함께 읽던 친구들, 이제는 대부분 아빠 엄마가 돼 이번 어린이날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을 겁니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우리 아이들. 그들이 20년 또는 30년 후 어떤 책을 생각하며 옛 추억을 되살릴지 궁금해집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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