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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 음반내고 임창정 "스케줄 겹쳐 숨돌릴 틈도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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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 음반내고 임창정 "스케줄 겹쳐 숨돌릴 틈도 없었죠"

입력
2002.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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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29)은 부지런하다. 늘 무언가를 바쁘게 하고 있다.하나도 힘들다는 가수와 영화 배우를 몇 년째 같이 해오고 있는 것도, 어느 쪽에서도 빠진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도 타고난 부지런함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있으면 병이 나는 스타일에 성격도 급하기 때문”이다.

그런 임창정에게도 지난 4개월은 힘에 부쳤다. 9번째 음반 ‘CJ 2002-어 맨’을 만들면서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를 찍었기 때문이다.

음반과 영화 작업이 완전히 겹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촬영 막바지에 녹음 스케줄이 겹친 1주일동안은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화를 찍고 숨 돌릴 틈조차 없이 오후 6시부터 예약된 녹음실로 달려가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음악을 만들고 다시 6시까지 촬영장으로 출근하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잠은 거의 눈만 붙이는 정도. “제가 원래 목이 강철이예요. 잘 쉬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 때는 목이 쉬더라고요. 노래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겨우 5시간 정도 잘 시간이 났어요.”

■‘CJ 2002-어 맨’

이번 음반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연스러움.

타이틀 곡인 ‘슬픈 혼잣말’ (임창정, 최희진 작사/김형석 작곡)은 꺾기와 울림이 많은 임창정 특유의 보컬에서 힘을 완전히 뺐다.

담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창법이다. 음역도 낮고 따라 부르기도 쉽다.

“예전 제 스타일이 어느날 저 자신에게도 부담스럽게 들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많이 울었나요…긴 머리 젖은 눈동자…/나를 찾아온 그 이유를 알아요…많이 힘든가요…/정말 미안하다고…사랑할 인연은 아니라고…/떠나라 해도 난 친구로 남아서…여기 있잖아요’하는 노랫말은 임창정부터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는다.

유엔의 최정원과 함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떠나버린 사랑을 말없이 지키는 순정파를 연기했다.

혹 새로운 변화에 혹 실망할지 모르는 고정팬들을 위해서는 전형적인 임창정표 발라드 ‘너를 너로써’(임창정 작사/원상우 작곡)를 바로 뒤에 붙였다.

이번 음반에는 이전에 발표했던 노래 두 곡을 새로 편곡해 영어로 불렀다. 자기 색깔이 가장 많이 나는 노래들이다.

“그냥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해보고 싶었다”고.

늘 환하게 웃는 모습이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음반 재킷은 다소 심각한 표정의 흑백 사진이다. 속지에도 웃는 모습은 하나도 없다.

음반보다 한달여 뒤 개봉할 영화에서의 코믹한 이미지 탓에 음악하는 사람으로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 '해적, 디스코왕 되다’

태국으로 휴가를 떠나는 비행기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감이 왔다.

이 영화는 봉천동 달동네 세 친구가 여동생을 위해 디스코대회에 나간다는 코미디.

당초 그에게 섭외가 들어온 역할은 주인공인 ‘해적’. 그러나 그는 멍청한 ‘봉팔’ 역이 탐났다.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영화사 관계자를 만나 뜻을 밝혔고 해적역은 양동근에게 돌아갔다.

임창정에게는 “맹구 스타일의 진짜 바보보다 정상인과 바보의 중간쯤에 있는 봉팔이 같은 역할이 정말 연기하기 힘들었다.” 다행히 결과는 만족스럽다.

남들의 의견을 잘 따르는 음반 작업과는 달리 영화 작업 때는 먼저 자기 생각을 고집하고 그 다음에 감독이 원하는 바를 따를 정도로 자의식이 뚜렷한 그이지만 이번만큼은 “여지껏 중 최고”라고 스스럼 없이 밝힐 정도다.

영화 음악도 해보라는 제의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극중 바보가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멀쩡한 가수로 노래를 하면 이상하잖아요”한다.

노래하는 영화 배우로 기억되길 원하는 그이지만 절대 영화와 노래를 한꺼번에 할 생각은 없다. 그에게 둘은 각각 집중해야 할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임창정은 하반기에도 영화와 음반 작업을 동시에 할 예정이다. 정말, 바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이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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