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화목과 따뜻함을 연상시키는 가정의 달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가족 구성원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
‘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바다출판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디파이언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가난을 극복하고 10남매를 잘 키워낸 이블린 라이언이라는 여인의 이야기다.
여섯째인 테리 라이언이 어머니의 헌신에 감사하며 책을 썼다.
2차 대전 직후 모든 것이 궁핍한 시절,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을 대신해 이블린이 가정을 꾸린 방법은 ‘콘테스트 응모’. 이블린은 다행히 시와 25개 단어로 만드는 글짓기에 소질이 있었고 상품을 내건 각종 콘테스트에 당첨됐다.
그 결과 쇼핑상품권, 자동차, 유럽여행권, 순금 손목시계, 컬러 TV, 라디오, 냉장고, 세탁기, 현금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품을 받았다.
책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블린의 태도다.
이블린은 벌레 둥둥 뜨는 수프로 연명하면서도 자녀들에게 가난하다는 생각을 못하게 했다.
지방 신문에 시를 투고하고 받은 원고료 1달러씩을 모아 생계를 꾸리면서도 어마어마한 콘테스트에 입상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자식들은 모두 건강하게 자라 주었고 늘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새는 빈 둥지를 지키지 않는다
‘새는 빈 둥지를 지키지 않는다’(미래를 위하여)는 노인들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하는 책.
노년 사회학을 전공한 선문대 사회과학부 유성호 교수는 건강이 나빠 스스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만 아니라면, 자녀와 떨어져 지내라고 노인들에게 권한다.
젊은 세대는 이제 맹목적인 효를 자식의 도리라 생각하지 않고 자식과 함께 살면 가족 모두의 사생활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거리를 둔 친밀감'이 서로에게 좋다는 것이다.
자녀와 떨어져 지내려면 경제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재산을 너무 일찍 상속하지 말고, 상속을 하더라도 자식이 결혼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한 번, 죽을 때 한 번으로 나눠주는 것이 좋다고 일러준다.
경제력이 없다면 굳이 장남을 고집하지 말고 가장 편한 자식과 함께 사는 것이 낫다고도 말한다.
노인복지관 자원봉사센터 노인요양시설 노인취업알선센터 치매 관련 기관 등의 연락처가 부록으로 실려있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이혼은 없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혼율이 3위이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이혼은 없다’(명진출판)는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가 겪을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인 미국의 가정상담 전문가 주디스 월러스타인은 1971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이혼부부의 자녀 131명이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25년간 추적한 결과, 자녀의 뜻에 상관없이 이뤄지는 이혼은 아이에게 큰 혼란을 주고 성격과 생활태도도 바꾼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 중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결혼한 비율은 40%로, 이혼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결혼비율 80%와 크게 차이가 난다.
저자는 이혼으로 말미암아 자녀가 입을 정신적 충격을 줄이려면 이혼의 과정에 참여시키고 진솔한 대화를 나눠야 하며, 설령 이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맡은 쪽 부모가 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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