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택 분양시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청약이 점차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주택 수요자로서는 직접 은행이나 현장을 방문, 서너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업체측은 분양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좋다.게다가 인터넷 청약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의 폐해도 줄이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 동시분양 인터넷 청약
인터넷 청약의 시초는 서울지역 아파트 동시분양. 현재 인터넷 청약이 가장 활발한 분야다.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이 2000년 3월부터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및 전화자동응답서비스(ARS)를 통한 온라인 청약접수를 시작했다.
첫해에는 전체 청약건수 16만3,782건 중 3.9%에 불과한 6,344건만 인터넷 및 ARS를 통해 접수됐으나 지난해에는 6.9%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들어서도 1차 13%, 2차 17%, 3차 13% 등 급증세. 이번 4차 분양에서는 20%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청약사업팀 차형근 팀장은 “지난해 12차 동시분양부터 갑자기 인터넷 청약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인터넷에 접속해 20초면 청약을 끝낼 수 있다는 편리성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청약을 이용하려면 미리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은행을 방문, ‘청약자격 전산등록’을 마친 다음 인터넷 뱅킹에 가입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야 한다. 청약 당일에는 인터넷에 접속해 클릭 서너번만 하면 끝이다.
국민은행 가입자는 www.kookminbank.com나 www.hncbworld.com를 이용하고 다른 시중은행 가입자는 해당 은행 홈페이지 또는 ‘은행공동 인터넷청약 사이트(www.apt2you.com)’에서 청약을 한다.
단 이번 4차 분양부터 실시되는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은 국민은행ㆍ주택은행 사이트에서만 인터넷 청약이 가능하다. 무주택자 우선공급을 받으려는 다른 은행 청약통장 가입자는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한편 은행공동 인터넷청약 사이트는 청약결과와 당첨여부는 물론 시세, 부동산뉴스 등 다양한 부동산 정보도 제공한다.
◈ 소규모 단지도 활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동시분양으로 공급되지 않는 2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을 분양할 때도 인터넷 청약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포스코건설이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원룸형 주상복합 ‘신촌포스빌’을 인터넷 청약으로 분양했고 12월에는 삼성물산이 자사 홈페이지(www.raemian.co.kr)를 통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라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아파트 18가구를 분양했다.
올 2월에는 신구종합건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블레스빌’ 19가구를 인터넷 청약으로 분양했다. 블레스빌 인터넷 청약업무를 대행한 닥터아파트(www.drapt.com) 곽창석 이사는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실시간으로 청약진행상황이 집계돼 분양관리가 손쉽고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은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짓는 오피스텔 ‘신영 웨일즈’ 11~28평형 449실을 인터넷(www.whales21.co.kr)을 통해 분양한다.
신영 최상규 부장은 “떴다방 등 선착순 분양의 부작용을 막고 분양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인터넷으로 분양키로 했다”며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현장이나 모델하우스에서 직원들이 인터넷 청약을 대신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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