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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댐 안전 논란 / 붕괴? 방류? 1월홍수 원인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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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댐 안전 논란 / 붕괴? 방류? 1월홍수 원인이 열쇠

입력
200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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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수공(水攻)용 댐'이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북한 금강산댐의 안전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최근 금강산댐에 대한 위성사진 촬영결과 부문 함몰 등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대량의 토사가 평화의 댐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아직 금강산댐의 이상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건교부는 7일 예정된 남북 경협추진위원회에서 북측에 공동조사를 제의할 계획이지만 북한측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강산댐의 이상여부와 정부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북한 금강산댐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진위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위성사진 판독결과 댐 상부의 부분 함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육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에 금강산댐 조사계획을 정식 안건으로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댐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달 29일 국내 방송사가 입수해 보도한 미국아이코너스 위성사진에 따르면 금강산댐 상부 3곳에 함몰 흔적이 나타났다.

금강산 댐은 흙과 자갈을 쌓아 만든 사력댐이어서 댐 상부가 무너지거나 또는 집중호우 등으로 물이 넘칠 경우 순식간에 댐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평화의 댐과 화천댐 부근 주민들은 금강산댐 건설로 이상한 홍수현상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불안을 호소해왔다.

실제로 이들 댐에는 지난 1월 17일부터 약 보름간에 걸쳐 3억4,000만톤에 달하는 흙탕물이 유입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금강산댐에 물이 흘러내리는 배수로가 1개소 밖에 없고 나머지 물은 원산쪽으로 돌려 전력생산에 이용하는 구조에 비춰 댐붕괴 사고 이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금강산댐이 부실시공돼 누수나 부분 붕괴를 우려한 북측이 인위적으로 방류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해왔다.

댐전문가들은 금강산댐의 부실공사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금강산댐은 공사가 장기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이뤄진데다 댐이 완공되기도 전에 담수를 시작해 안전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할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현재로선 정확한 상황파악이 힘들다”며 “이번 남북 경협위에서 공동조사를 합의, 실질적인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으며 대응방안도 그때 가서 구체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방송사가 미국 아이코너스 위성사진을 입수, 보도하기 전에 금강산댐의 이상징후를 포착했으며 관계기관과 대응책을 협의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평화의 댐을 콘크리트로 덧씌우는 1단계 보강공사에 착수, 우기전까지 끝낼 계획이다.

▽우리 정부 대응

정부는 그러나 금강산댐 공동조사 등 남북간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에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건교부는 일단 금강산댐의 최대 저수용량을 20억톤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담수량은 6억~7억톤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유효저수량이 각각 5.9억톤, 6억톤 규모인 평화의 댐과 화천댐을 활용하면 금강산댐의 붕괴 등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교부는 하루 300~500㎜의 폭우가 내려 금강산댐이 붕괴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건교부 김창세 수자원국장은 “이 같은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협상결렬에 대비, 화천댐을 비워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나아가 최악의 경우 현재 높이가 80㎙인 평화의 댐을 증축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금강산댐은

2000년 담수시작…증축땐 26억톤 저수

북한강 상류 북측지역인 강원 창도군 임남리에 위치한 금강산댐의 북한측 공식명칭은 임남댐. 흙과 자갈을 쌓아 올려 만든 사력댐으로 1986년 6월 착공, 2000년 10월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서 담수가 시작됐다.

이 댐은 높이 121.5m, 길이 700m 규모로 평화의 댐(높이 80m, 길이 410m)보다 조금 더 크다. 북측은 금강산댐에 가둔 물을 길이 45㎞의 터널을 통해 동해안 지역에 있는 안변청년발전소로 빼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금강산댐의 총저수량은 10억~12억톤. 증축공사를 마무리하고 댐이 완공되면 26억톤까지 늘어나게 된다.

현재 담수량은 6억~7억톤 정도로 추정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금강산댐이 붕괴하더라도 평화의 댐(5.9억톤)과 화천댐(10억톤)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평화의댐 현지르포

2일 평화의 댐 보강 공사현장은 굴착기와 트럭 등 중장비 20여대가 굉음을 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사에 참여한 작업 인부는 100명이 넘어보였다.

이들은 댐 보강공사를 위한 임시도로를 만들기 위해 댐 아래에서 파낸 흙을 공사현장으로 부지런히 옮기고 있다.

댐 상류쪽에서는 굴삭기 2, 3대가 밀려온 모래를 준설하고 있었다. 댐 뒷면 하단부의 보강공사를 위해 고여있는 물을 퍼내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7월말까지 댐 전체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북한이 붕괴설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금강산댐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거부할 경우 평화의 댐을 30~40m 가량 높이는 공사를 일방적으로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의 댐은 진흙과 돌로 쌓은 사력댐이다. 전면부는 시멘트 콘크리트로 처리했고 후면부는 돌무더기로 구성돼 있다. 1988년 1단계공사 이후 관리가 안돼 댐 전면부 곳곳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생겼다.

주민들은 후면부 하단에 물이 고여있는 점을 들어 “평화의 댐에 균열로 인한 누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수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사력댐의 보수공사는 철저한 설계검증을 바탕으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며 “급조된 보수공사는 또 다른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화의 댐 하류 주민들은 1월부터 이상징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댐 인근 화천읍 동촌2리 주민들은 “1월 중순께부터 10여일간 댐 상류의 북한지역에서 시커먼 물이 쏟아져 수위가 순식간에 거의 끝까지 차 올랐다”며 “여수로(餘水路)로 물이 넘쳐 댐 아래 뻘에 있던 고깃배 3척이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평화의 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박세준(朴世濬ㆍ50)씨도 “올 1월은 비가 오지않아 댐 바닥이 드러났었는데 갑자기 북한쪽에서 산 같은 물이 밀려 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당시 갑자기 장마처럼 물이 불어나 당국에 문의전화를 계속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고 말했다.

화천댐측은 “당시 유입된 물은 3억2,000만 톤으로 상류지역의 강우량이 390㎜ 이상이거나 4m이상의 폭설이 내려야 가능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초당 유하량은 108톤으로 평소의 10배가 넘은 것으로 기록됐다.

동촌2리 이장 김상준(51)씨는 “주민들은 머리에 물 폭탄을 이고 있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당국은 제발 완벽한 방재체제를 갖춰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화천=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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