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이용수 위원장체제는 2000년 11월 출범했다. 허정무 사단이 아시안컵서 3위에 그친 뒤 여론이 나빠지자 대표팀 콘트롤타워인 기술위원회부터 쇄신한 것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의 선택이었다.축구선수 출신의 체육과 교수(세종대)로 TV에서 차분하고 논리적인 해설로 인기를 끌자 정 회장이 영입을 지시했다. 조건도 파격적이었다. 명예 봉사직이었던 기술위원장 자리는 이때부터 상임 급여직으로 바뀌었다. 상임기술위원직도 생겨났다.
이용수 위원장 체제는 초반부터 잡음이 많았다. 대표팀 코치의 일부와 기술위원 상당수가 그와 친분이 있는 인물이다. 기술위원들의 자질문제가 제기됐을 정도였다.
한 기술위원은 “기술위원회가 이 위원장과 측근 몇 명에 의해 움직인다.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도 기술위원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드물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기술위원들이 대표선수들의 기량을 분석할 능력이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지난 달 30일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엔트리 명단이 발표될 때도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말한다.
대표팀 명단이 기자회견 등의 공식절차 없이 언론사에 팩스 한장으로 전달된 뒤 일부 기술위원들은 “우리 역할이 무엇이냐”며 심한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기술위원회는 축구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기구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의 문제에 대해 계속 방관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본선을 앞두고 제 역할을 못하는 기술위원회를 방치한다면 결코 대표팀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 축구계는 지금 리더가 절실하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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