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일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친구인 김성환(金盛煥)씨를 소환함에 따라 베일에 가려졌던 두 사람간 ‘거래’의 실체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 김씨와 홍업씨간의 돈거래 중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김씨가 아태재단 신축공사비 및 직원퇴직금 명목으로 빌려준 6억원이 전부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종수사결과 발표에서 “통상적인 거래성 자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10억여원의 경우 두 사람간 비자금거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돈 10억원과 관련해서는 김씨가 이권개입 대가로 받은 돈을 차명계좌에 넣어두고 이를 홍업씨가 썼을 가능성과 역으로 홍업씨가 1997년 대선에서 쓰고 남은 돈 등을 김씨의 차명계좌에 입금시켜 관리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가 현 정부출범 후 각종 이권에 개입한 사실 또한 두 사람간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
김씨는 업체들로부터 시유지 불하, 세무조사 무마 등 전방위 로비를 부탁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홍업씨의 후광없이 이런 이권개입이 가능했겠느냐는 것이다.
별다른 수입원이 없던 두 사람이 현정부 출범이후 갑자기 호화생활을 하게 된 점도 석연치 않다.
김씨는 98년 초만해도 신용불량자로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이후 250억원대의 자금을 굴리고 서울음악방송 등의 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로 변신했다.
홍업씨도 강남의 1억여원대 개인사무실과 고급 외제승용차를 굴리는 등 김씨의 성공과 궤적을 같이 했다.
주변 사람들의 진술도 두 사람의 ‘유착관계’를 뒷받침한다. 두 사람의 ROTC 동기 A씨는 “많은 사람들이 각종 청탁을 목적으로 홍업씨에게 접근하려 했다”며 “김씨는 홍업씨에게 접근하는 가장 빠른 통로로 알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김씨에게 청탁을 한 인물 중 상당수가 검찰조사에서 “김씨가 홍업씨를 통해 청탁을 알선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씨의 이권개입이 홍업씨의 이름을 판 김씨의 독자행동인지, 아니면 홍업씨가 이권개입의 배후 실체인지를 가리는 것이 검찰수사의 최종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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