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술과 대중주(酒)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올들어 위스키 판매량은 두자리 수 이상의 증가률을 보인 반면 소주와 맥주 판매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양주 수입은 증가하고 소주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수출입 전선에서도 양주와 소주의 희비가 교차했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ㆍ4분기 동안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85만2,980상자(500㎖ 18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9,080상자)보다 15.6%나 늘어났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1999년 이후 연간 19~37%씩 성장을 거듭해 이미 지난해 말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전체의 90% 이상을 소비하는 강남 등의 고급 술집이 그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특별한 증가요인이 없었던 지난 해에도 320만 상자가 팔린 점을 감안한다면 월드컵과 대선특수가 있는 올해는 400만상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1ㆍ4분기 소주 판매량은 2,450만상자(360㎖ 30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63만상자에 비해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1위인 진로는 1,278만 상자를 팔아 지난해 동기대비 1.4% 줄었고 두산은 지난 해보다 100만상자 늘어난 255만 상자를 판매했다.
맥주도 1ㆍ4분기 출고량이 4,354만1,900상자(500㎖ 20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겨우 1.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의 혜택을 위스키에 비해서는 덜 누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급주에 대한 선호로 양주 등의 수입물량도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주류의 61.2%를 차지하고 있는 위스키 수입은 1ㆍ4분기 동안 5,75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 늘었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규모는 2000년보다 12.3% 증가한 2억235만달러. 포도주와 코냑 등의 수입도 올들어 각각 40.1, 94.2%씩 증가하는 등 전체 주류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4% 늘어난 9,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전체 주류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소주는 1ㆍ4분기 동안 2,040만 달러밖에 수출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가 감소한 수치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진로가 수출공장을 수리하는 바람에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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