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운용사들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에 대해 50~60%까지 상각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개인 고객들의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상각처리란 원리금을 떼일 것에 대비, 미리 손실 처리하는 것. 나중에 환매하는 사람이 불리해지는 형평성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예를 하이닉스채 100억원어치를 편입한 펀드가 50%를 상각하면, 50억원만 펀드 자산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각으로 인한 고객 피해가 미미해 환매 여부를 고민할 정도는 아니라고 조언했다. 우선 하이닉스채의 상당부분을 판매사가 미매각(판매사가 장부가격으로 회사채를 사서 자신의 고유계정으로 이관)으로 안고 있다. 또 하이닉스채 편입 펀드들도 상각으로 인한 수익률 감소폭이 작을 뿐 아니라, 그 고객들도 주로 법인들이기 때문이다.
한투운용은 총 4,073억원 규모의 하이닉스채를 갖고있다가 판매사인 한투증권에 미매각으로 3,183억원을 넘겨 펀드엔 890억원이 남아있는데 지난달 30일을 기해 상각률을 2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한투 관계자는 “추가상각을 해도 수익률 하락이 평균 0.2%포인트 정도에 불과할 뿐 아니라, 고객의 3분의1은 새마을금고 등 법인들”이라며 “개인고객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500억원이 펀드에 있는 현대투신도 60%까지 상각률을 올렸지만 대형 펀드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은 0.6%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각각 951억원, 662억원씩 하이닉스채가 펀드에 편입된 조흥투신과 서울투신도 조만간 상각률을 20%에서 50%로 올릴 방침이지만 펀드 고객들이 모두 법인들로 개인은 한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주은투신은 500억원 모두 하이일드펀드에 편입됐고, 일반 펀드에는 전혀 없다. 주은투신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 고객들은 이미 이 같은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투신은 총 1,117억원의 하이닉스채를 가지고 있지만, 이중 고객펀드에 들어있는 것은 120억여원에 불과, 3일부터 50%까지 상각을 해도 고객들에게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권 한 관계자는 “설령 50%에서 추가상각을 해도 개인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많지 않다”며 “대신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법인고객과 판매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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