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한나라당 박관용 총재대행의 ‘야당파괴 및 정계개편 중단’ 요구에 대해 “한나라당은 수절을 지켜야 할 만큼 정통성과 순수성이 있는 정당이 아니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노 후보는 이날 부산 KBS 라디오에 출연, 이같이 말한 뒤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간 상징적 화해가 필요하며 두 분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통합은 한국 정치에서 분열을 극복하는 일보 전진”이라며 자신의 신민주대연합론을 거듭 역설했다.
노 후보는 평소 자신의 정계개편 추진이 의원 빼오기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의 지지를 얻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정당당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구(舊) 여권처럼 협박, 매수로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한화갑(韓和甲) 대표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노 후보의 정계개편은 새로운 차원에서의 이념적 결합이지 과거처럼 사람 수 채우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비밀리에 하는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자진해 합류하는 것을 원한다”고 적극 옹호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야당도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박 대행의 주장은 뭐든지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잘못이라는 한나라당의 구태 정치를 다시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검찰수사와 관련한 야당측 공세에 대해선 “야당이 국정 흔들기 차원을 넘어 무정부 상태를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야당이 검찰권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대통령 조사를 거론하는 근거가 뭐냐”고 따졌고 윤호중(尹昊重) 부대변인은 야당의 장외집회 계획을 비난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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