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일 선수들의 기량과 체력 조직력이 국제적 수준을 충족할 만큼 향상됐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히딩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 30일을 앞둔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을 맡은 1년5개월 동안 한국축구가 한 단계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으로 뭉친 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꾸준히 높여나가 100%에 도달하도록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즉답을 피한 뒤 “네덜란드 대표든 레알 마드리드든 어느 팀을 이끌 때나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생각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선 D조 맞상대인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의 전력과 관련, “전문가들은 A매치성적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포르투갈과 폴란드를 각각 조 1, 2위로 꼽고 있다. 주눅들 필요는 없지만 외부평가도 고려해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코스타리카 평가전 이후 팀 분위기가 크게 살아난데다 스코틀랜드(16일) 잉글랜드(21일) 프랑스(26일) 등 세계최고 수준의 강팀과 잇달아 평가전을 치른 뒤인 6월초면 전력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선 상대국과의 승패예상 질문에는 1998년 프랑스대회 때 네덜란드가 예선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두번째 상대인 한국을 5-0으로 대파한 경험을 예로 들면서 “몸이 풀리고 상대 전적이 드러나는 두번째 경기에 집중하는 게 통례”라고 말했다.
이는 두번째로 맞붙는 미국(6월10일)을 16강 진출의 제물로 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16강 진출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그는 “개최국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응원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낳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동국(23ㆍ포항)의 탈락에 대해 “하나의 포지션에 경쟁자가 4, 5명이 몰려 있어 선택이 불가피했다. 재능은 아깝지만 축구선수, 특히 스타는 그라운드에서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공격수 최성국(19) 수비수 여효진(19ㆍ이상 고려대) 골키퍼 염동균(19ㆍ전남) 등 루키 3명을 대표팀훈련에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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