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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예닌조사' 끝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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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예닌조사' 끝내 무산

입력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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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예닌 난민촌 학살 의혹을 규명할 유엔 진상조사단의 활동이 끝내 무산됐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정부의 완강한 거부로 조사팀의 현장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1일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 조사팀 해체를 통보했다.조사단이 안보리 결의에 의한 것인 만큼 안보리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이지만, 스위스 제네바에 머물고 있는 조사단 20명은 이미 철수에 들어갔고, 미국도 아난 총장의 뜻을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혀 예닌 사건은 숱한 의혹만 남긴 채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아난 총장의 결심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내각이 유엔이 받아들일 수 없는 6개항의 전제조건을 제시하며 조사단 활동을 사실상 불허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직후의 일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테러의 인프라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 ▦조사단 업무는 진상 파악에 국한하고 논평이나 결론은 배제할 것 ▦이스라엘에 중요문서 제출 거부권과 공무원 및 군인에 대한 조사 거부권을 부여할 것 ▦대 테러 전문가 2명을 조사단에 정식 포함시킬 것 등 6개항의 요구를 제시, 사실상 조사단에 협력할 수 없음을 표결을 통해 확인했다.

조사단 해체 소식이 알려지자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국제여론도 들끓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숨길 것이 없다면 조사단을 막을 이유가 없다” 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도록 EU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덴마크 등도 조사단 입국을 재차 촉구했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태도는 유엔은 물론, 국제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경고했고, 팔레스타인 정부측도 “이스라엘의 의도가 분명해졌다” 고 맹비난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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