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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崔씨비리 2년전 포착…與,방치했다 발등찍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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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崔씨비리 2년전 포착…與,방치했다 발등찍혀

입력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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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올린 최규선씨 관련 보고가 번번이 묵살 당하는 등 최씨에 관한한 사정당국의 보고가 아무런 효력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또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일반인 자격으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으로부터 수시로 정보보고를 받았던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씨가 국정원의 감시망에 걸려든 것은 2000년 1월 권 전 고문의 특별보좌관으로 복귀하면서. 최씨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소장파 ‘5인 비서’ 중 한명으로 청와대 입성을 노리다 1998년 9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를 받게되자 해외로 나갔다가 1년5개월여 만에 권씨 측근으로 복귀했다.

최씨는 이때 권씨에게 줄을 대려는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면담 일정을 잡아주는 등의 역할을 하며 위세를 부렸다.

특히 4ㆍ13 총선 직전 권씨를 만나려는 정치인들이 문전성시를 이뤘을 때는 그를 통하지 않고는 권씨를 만나기 어려울 정도였다. 최씨는 또 김홍걸씨와의 친분을 십분 활용하고 다녔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최씨의 이같은 행태를 포착한 국정원은 2000년 4월부터 청와대에 최씨의 개인비리 및 홍걸씨와의 관계 등을 보고했다. 그러나 최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최씨의 개인비리 및 홍걸씨와의 관계 등을 상부에 보고한 국정원 직원이 인사조치됐다.

결국 김 전 국정원 2차장이 2000년 7월 권씨를 직접 찾아가 “홍걸씨와 최씨에 대해 시중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어 차단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권 고문이 나서주면 어떻겠느냐”고 호소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권씨 측근들에 따르면 권씨가 이튿날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얘기하자 대통령은 “(자네가) 두 사람(최씨와 홍걸씨)을 불러서 잘 타이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대통령 특보’를 자처하고 다닌 것이 언론에 보도된 같은해 8월까지 권씨 주변을 지켰다.

국정원의 보고가 꺾이는 과정에서 최씨는 전화로 국정원 고위 간부들을 불러낼 정도로 위세가 등등해졌으며 홍걸씨도 국정원이 더 이상 최씨의 뒷조사를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당시 국정원 간부 L씨는 “권씨와 만나기 위해 최씨와 어쩔 수 없이 접촉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최씨는 국정원 실·국장 이하는 심부름꾼 정도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국정원 간부들이 최씨에게 줄을 대고 김 전 차장과 최씨가 가까운 관계로 발전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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