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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盧·YS 틈새 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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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盧·YS 틈새 벌려라"

입력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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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김영삼(金泳三ㆍYS) 전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다각적 검토에 들어 갔다. YS 문제는 대선 경선 이후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에 일찌감치 들어 있었지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상도동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더욱 서둘러야 하게 됐다.한나라당은 YS를 끌어 들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으로 기울어 있다. YS가 이 후보에 대해 갖고 있는 반감이 쉽사리 치유되기 어려울 정도로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YS를 우군으로 만드는 게 대선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란 분석도 당내의 공감대가 두텁지 못하다. PK 지역에 대한 YS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으며 오히려 타 지역에서 입을 손실이 만만찮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YS가 일찌감치 노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데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의 연대가 구체화, 조기에 가시화할 경우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 PK 지역에 이상 기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끌어 들이지는 않더라도 남의 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다.

결국 한나라당이 그리는 최선의 그림은 YS를 이번 대선에서 중립 지대에 묶어 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후보측은 YS와 가까운 당내 인사를 통해 끊임없이 우호 메시지를 보낼 태세다. YS의 아들 김현철(金賢哲)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8월 재ㆍ보선에 PK 지역 후보로 나설 것이란 소문이 무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은 한편으로 우선은 YS와 노 후보의 틈새를 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1일 노 후보가 과거 YS를 비난한 발언록(아래 요지)을 공개한 것이 그 시작인 셈이다.

이날 대변인실이 뽑아낸 노 후보의 발언은 상당히 자극적 표현을 담고 있다. 노 후보의 말 바꾸기를 부각하는 동시에 YS로 하여금 노 후보에 대한 과거의 불쾌감을 떠올리게 하려는 노림수가 뚜렷하다.

이에 대해 YS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노 후보는 어제 YS를 방문해 옛 잘못을 사과했지만 더 큰 도움을받은 이 후보측은 전혀 반성이 없다"고 노 후보 편을 들었다.

■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YS 비난 발언록

▦김영삼은 부산 시민의 자존심을 팔았다. 정계은퇴 하라. (90년3월26일 부산민주시민 시국회의)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 간다더니 굴에 들어가서는 호랑이 젖이나 빨고 있는 사람이 있다. (91년 5월19일 노태우 정권 퇴진 촉구대회)

▦국민의 뜻을 저버린 변절자에게 표를 줘서는 안된다.(92년12월12일 김대중 후보 지원연설회)

▦YS가 영남에서 일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아무 명분도 없이 가서 도움이나 받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강자라면 YS를 포용하러 갈 수도 있다.(2001년1월 신동아 인터뷰)

최성욱기자

free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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