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인터넷 공식사이트 방문자 수는 현재 약2,450만 명이다. 대단한 숫자다.노 후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는 숫자다. 물론, 높은 관심을 반드시 높은 지지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방문자 중에 노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 그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없으란 법이 없는 것이다.
노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된 이후, 주위에서 노 후보에 대한 불안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좌파편향적, 지나치게 운동가적, 전투적' 등등의 이미지가 불안하다고 꼽기도 하며 신문이 싣는 노 후보 인물탐구를 읽고 나니, 경솔함과 의회에서의 무례함까지 알게 돼 불안이 더해졌다고 하기도 한다.
최근 언론이 노 후보에 대해 크게 불안해 한 사항은 무엇보다 대미외교 문제이다.
노 후보는 방미경험이 없다는 것이 화제가 되면서 더 주목되었다. 크게 부각된 불안의 근거는 그는 미국을 알지 못하고 미국도 그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방미경험도, 친분을 쌓은 미 유력인사도 없다고 하니 그가 미국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맞다
한, 미국 신문이 그를 '잘 알려지지 않은 인권변호사' '낯선(obscure) 변호사'로 표현한 것(http://www.latimes.com/news/front/la-042602roh.story)을 보면 미국이 그를 알지 못한다는 말 역시 큰 무리는 아니다.
운전자들이 가끔 잊는 사실이 있다.
누구나 한 때는 초보운전자이고 자신이 초보인 시절에는 형편없는 운전솜씨를 남들이 배려해주기를 기대했었다는 사실이다.
대선후보에게도 초보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 대선후보라면 슈퍼맨처럼 모든 면에서 능숙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부질없는 바람이다.
외교문제 초보자였던 정치가가 후일 외교문제전문가가 된 사례가 있으니 '초보'를 그리 탓할 일은 아니다.
남아공의 만델라는 대통령이 되기 전 27년간 감옥에 있었으니 세계화감각, 방미경험이 있었을 리 없었지만 조정과 협상의 외교가로 기록된다(http://www.facts.com/cd/b94314.htm).
노 후보의 이충렬 국제담당특보가 노 후보의 대미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에 가서 "미국은 한국대선에서 손 떼라"라고 말했느니 마느니 하는 뉴스로 정계와 언론이 떠들썩하다.
그런 뉴스발생이 가능하게 한 노 후보에게서 나는 불안을 느낀다. 리더십에 좀 의문이 들기도 하고 정치인에게 흔한 변명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우리 대통령감에게 중요한 자질은 리더십보다 오히려 겸손함, 신뢰가 아닐까 모처럼 짚어보던 와중이어서 겸손한 대통령에 대한 꿈조차 깨지는 느낌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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