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이 최근 1년 사이에 가장 드라마틱한 업종으로 떠올랐다.종합주가지수가 1년 전 577.36에서 지난 달 30일 842.34로 장을 마치며 45.8%가 상승하는 동안 보험지수는 2,417.78에서 6,309.30으로 무려 160.9%가 올랐다. 이들 보험주가 3월 결산을 맞아 이번 주부터 화려한 실적잔치를 벌인다. 문제는 주가다.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다시 한번 입증될 지, ‘아직 저평가’라는 펀더멘털론에 힘을 얻을지 주목된다.
보험사들의 지난 해 실적은 가히 경이적이다. 증권업계 잠정집계 결과 동양화재의 순이익은 전년 197억원 적자에서 420억원 흑자로 전환하고, 동부화재는 410억원 흑자에서 1,400억원대로 흑자규모가 30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업종지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거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2월까지의 흑자 규모만도 무려 3,000억원. 대우증권 유승창 선임연구원은 “2001년 보험업계 실적이 사상 최악이었다면 올해 실적은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영업실적의 배경은 정부의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등에 따른 보험 손해율 하락. 한 마디로 사고가 덜 나 보험사의 영업비용이 줄었다는 의미로, 전체 보험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2001년 2월 말 현재 73.3%에서 올 2월 말에는 67.7%로 격감했다. 만성 적자였던 장기보험도 손해율이 91%에서 84.5%로 1년 새 6.5%포인트 감소했다.
또 보험사들이 보험영업 적자를 만회해 온 주 수익원인 주식ㆍ채권 투자영업에서 주식시장 대세상승기를 맞아 대박을 터뜨렸던 점도 주효했다. 한화증권 구칠호 선임연구원은 “보험 성향이 과거 저축성에서 순수보장성으로 회귀하는 경향도 보험사의 중ㆍ장기 흑자기반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보험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추격매수가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새겨봐야 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험업종 상승이 실적 턴어라운드 메리트를 반영한 것인 만큼 실적 발표가 상승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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