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100만명 "反르펜"행진노동절인 1일 프랑스 전역의 70개 도시에서는 5일 있을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한 극우파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 반대 시위가 최고조를 이뤘다.
1968년 프랑스 학생 운동 이후 최대인 25만 시위 인파가 파리 시내를 휩쓸었으며 곳곳에서 르펜 반대파와 지지파 간의 충돌이 발생해 치안 당국을 긴장케 했다.
파리에서는 노조와 무정부주의자들, 좌ㆍ우파 정당원은 물론 시민, 학생 등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와 가두 행진이 크게 5곳에서 열렸다. 행사 주체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임박한 대선의 극우파 부상 때문에 시위대들이 들고 나선 구호는 사뭇 달랐다.
오전 9시부터 파리 시청 근처에서 행진을 시작한 극우파 정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전통적으로 잔다르크를 기념으로 삼았던 노동절 행사를 르펜 지지 시위로 탈바꿈했다.
인근에서 열린 무역 노조의 거리 행진에서는 실업률 상승 등 나빠진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부 반대’라는 만년 구호 대신 ‘르펜 반대’의 피켓이 물결을 이뤘다.
반 르펜 시위가 절정에 이른 오후 3시께 인파는 25만 명으로 불어났다. 전후 유럽 최대로 기록되는 ‘프랑스 68 혁명’ 이후 가장 큰 시위 규모다.
파리 치안 당국은 경찰 3,500명, 공화국 보안기동대 20개 중대, 기동헌병대 20개 중대, 경찰첩보대, 범죄예방대 등을 대거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시위대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수백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물론 거리 행진 동안에는 2대의 경찰 헬리콥터가 상공에서 시위대를 감시했다.
시위대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르펜 지지파와 반대파의 시위 장소와 시간을 따로 배정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루브르 박물관 인근 카루셀 다리 등 곳곳에서 양측 젊은이들의 충돌이 적지 않게 발생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세계화 NO"긴장의 하루
1일 세계 각국은 실업률 상승 등 나빠진 경제 사정에다 중동 위기 격화 등 불안한 국제 정세 등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노동절 행사를 치렀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이 2,500명의 지지자들을 동원해 베를린에서 노동절 행사를 가졌다. 노조 주도의 행사도 전날 최대 산별 노조인 금속 노조가 임금 협상 결렬로 6일부터 순차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해 긴장이 감돌았다.
중동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진영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시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스페인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 역시 마드리드 외곽에서 르펜 지지와 이민 반대를 내걸고 가두 행진을 벌였다.
호주 브리스베인에서는 반 세계화 단체 ‘M1’ 시위대 150여명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멜버른에서도 200여명이 이민 기관에 몰려들어 난민에게 자유를 달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이날 공산당 주도로 5만 명의 시위대가 미하일 카시아노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가두행진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노동절 행사 때 마닐라 대통령궁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던 점 때문에 올해는 노동절을 앞두고 6,000명의 시위 진압 경찰이 대통령궁 주변에서 삼엄한 경계 활동을 폈다.
쿠바에서는 최근 유엔인권위원회가 쿠바 인권 상황을 비난하고 남미 각국 정부가 이에 동조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 전역에서 70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으며 수도 아바나에서만 100만 명의 시민이 노동절 집회에 참석했다.
/베를린ㆍ파리ㆍ모스크바ㆍ멜버른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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