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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앞날 시나리오 / 마이크론 원하면 다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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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앞날 시나리오 / 마이크론 원하면 다시 협상

입력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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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이후 ‘하이닉스 호’의 향배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매각 등을 통한 독자생존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정부와 채권단은 “독자생존 가능성은 제로”라며 추가 부채탕감이나 신규지원에 난색을 표명,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해외 재매각

현재로선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당장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이사회의 양해각서(MOU) 부결조치 이후 “협상이 완전 결렬된 것은 아니다”며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터라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마이크론이 이사회 승인조건이나 가격산정기준 등 문제가 된 MOU의 일부 내용들을 수정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와만 준다면 매각협상이 다시 급류를 탈 수 있다.

마이크론과의 재협상이 무위로 그칠 경우 채권단은 출자전환(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 카드를 뽑겠다는 복안이다.

매각안을 부결시킨 현 하이닉스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진으로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기 때문.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채무재조정 때 약 3조원의 하이닉스 채권을 주당 3,100원에 주식으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이 가격에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의 50%인 10억주를 확보, 대주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하이닉스 주가가 1,000원 안팎에 머물고 있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독자생존

하이닉스측은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매각해 메모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유가증권과 시설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면 홀로서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공언한다.

회사측은 특히 올해와 내년 반도체 평균가격이 4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2005년까지 회사 자체 현금으로 투자와 부채상환이 가능하고, 3.3달러일 경우도 2003년까지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지난 5개월간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매달리는 바람에 시설 업그레이드 등에 투자를 거의 못한 상태.

반도체 산업의 속성상 대규모 시설투자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선 다시 채권단에 손을 벌려야 하기 때문에 ‘금융지원을 전제하지 않은 독자생존’은 허구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법정관리ㆍ청산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하이닉스는 시장원리에 따라 법정관리나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실제로 정부 일각에서는 조기 법정관리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또 다시 유동성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결국 부도→법정관리의 수순이 불가피하다.

대다수 채권은행들이 이미 하이닉스 대손충당금을 70%이상 쌓아놓았기 때문에 법정관리로 가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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