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의 특수사업과 진승현씨를 접촉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다음은 검찰 신문 조서 요지._특수 사업에 진승현이 참여하게 된 경위는.
“2000년 3월 엄익준 전 2차장이 ‘특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많은 경비가 필요하다. 진승현이라는 사업가를 특수사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_특수 사업의 내용은 무엇인가.
“국정원의 기밀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
_진승현이가 적격자라고 보고했을 때 엄 차장은 뭐라고 했나.
“당시 엄 차장은 병원에 입원 중이었는데 ‘내가 직접 신경을 못쓰게 됐으니 특수사업 비용이 필요한 상대방이 당신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했으니 연락이 오면 처리하라’고 했다.”
_특수사업의 주체가 따로 있었다는 것인가.
“그렇다. 나와 엄 차장은 창구에 불과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힐 수 없다.”
_진승현은 당신이 ‘김은성 차장이 긴요하게 필요하다’며 2억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진씨에게 김 차장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김 차장은 차장이 되기 전 이 건을 몰랐다.”
-특수사업을 요청한 인사에게 돈을 준 경위는.
“4월18일께 여의도에 있는 거평마트 주차장에서 1억원을 건네 주었다.
그 사람들이 요구한대로 모두 들어주었다가는 언제 또 어떤 요구를 할지 몰라 비용조달의 어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다. 그러자 상대방이 ‘내가 알기로는 이보다 액수가 훨씬 큰데 어떻게 된 것이냐.
1억원 가지고는 어림도 없으니 바로 준비해 달라. 그 돈이 없으면 특수사업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음날 1억원을 추가로 가져다 주면서 ‘차차 준비하도록 하자’고 양해를 구했다.”
_돈을 주면서도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였나.
“그렇다. 우리가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었다.”
_특수사업이 총선자금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가.
“특수사업과 총선은 전혀 상관없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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