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을 받아야겠는데 확정금리로 할까, 변동형으로 할까.”회사원 K씨는 최근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변동금리와 확정금리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머뭇거렸다.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형은 현재 금리가 연 6.4% 수준이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도 3개월마다 늘어난다는 게 융자담당 직원의 설명. 반면 확정금리형은 7.8%(3년제 주택담보대출 기준) 이율이 적용돼 변동형보다 1.4%포인트 높지만 시중금리가 올라도 이자는 불변이다.
K씨는 당장 이자부담이 적은 변동형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머잖아 콜금리가 인상되면 확정금리가 유리할 수도 있어 결국 결정을 못하고 돌아왔다. K씨의 경우 과연 어느쪽이 유리할까.
▼금리인상폭 1%포인트가 갈림길
K씨가 확정금리로 5,000만원을 빌릴 경우 7.8% 금리가 적용돼 매월 32만5,000원씩 3년 동안 1,17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K씨가 변동형을 선택하면 첫 3개월은 6.4% 적용을 받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가 달라진다. 만일 매 3개월마다 금리가 0.25%씩 상승, 연간 1%씩 오른다고 할 경우 처음 석달은 월 26만7,000원의 이자를 내지만 이후 부담이 계속 늘어, 마지막 3개월은 월 38만1,000원씩 내야 한다. 3년간 이자를 모두 더하면 1,166만원. 매년 1%씩 금리가 오를 것으로 계산한 이자가 확정금리형보다 소폭 낮은 셈이다.
결국 앞으로 3년동안 매년 1%포인트 이상 꾸준한 금리상승이 없다면 확정형보다는 여전히 변동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어떤 폭과 속도로 올라갈 것이냐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금리가 오를 것은 분명하지만 1년에 1%포인트 이상씩 올라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아직까지는 변동형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형 전환 시기 아니다
기존에 낮은 변동형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도 확정금리형으로 갈아타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우선 확정금리를 변동형으로 변경할 경우 상환금액의 0.5~1.0%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또 확정금리형과 변동형은 별개의 대출과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상환후 신규대출을 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중도상환 수수료와 추가 이자부담을 감안하면, 매년 CD연동금리가 1.5%포인트 내외는 올라야 확정형 갈아타기가 성공한다”며 “콜금리가 소폭 인상돼도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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