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權魯甲) 민주당 전 고문에 대한 그 동안 그를 둘러싸고 떠돌았던 모든 의혹들을 동시에 파헤치는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이어서 정치권 전체에 가늠할 수없는 파장을예고하고 있다.1일검찰에 소환되는 권 전 고문의 혐의사실은 진승현 MIC코리아 부회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것.그러나 검찰 수사팀은 "이제 겨우 첫 삽을 떴을 뿐"이라며 본격적으로 전열을 정비하는 분위기다.결국 검찰의 주공이 정치자금 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권전 고문의 정치자금은 정치권의 판도라 상자로 여겨져왔다.권 전 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을 40여년간 보필해오면서 야당 시절부터 줄곧 정치가금을 맡아 관리해 온 대통령의 분신 격인 인물.현 정권 들어서도 16대 총선과 2000년 최고위원 경선 과정 등에 깊숙이 개입,정치자금을 조달해 막후에서 후보들을 지원했다는 것은 여권내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런 이류들로 해서 권 전 고문은 각종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야당으로부터 배후로 지목돼 왔다.검찰이 본격적으로 권전 고문에게 메스를 들이댈 경우 여권을 포함한 전 정치권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이와 관련,검찰고위관계자는 30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권 전 고문의 정치자금 전반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검찰은 일단 특수부에서 진승현 게이트 관련 부분을 말고,공안부에서 2000년 경선자금 지원문제를 맡아 양방향으로 권 전 고문을 압박해가고 있다.우선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5000만원 수수 혐의로 권 전 고문을 사법처리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뒤 정치자금 분야를 철저하게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간 각종 권력형 비리사건 수사가 뇌물 제공자의 진술에 바탕해 단선적으로 이뤄짐으로써 대개 개인비리로 결론지워졌던데 비해,이번 권전고문에 대한 검찰수사는 그의 계좌에 고여있던자금의 쌍방향 흐름을 모두 규명해내는 방식으로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2000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권 전 고문이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후보 등에게 지원한 4000만원의 자금 출처를 조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전 고문의 해명대로 부인이 돈가스 사업을 해서 자금을 마련한 것인지 여부가 우선적인 수사대상”이라며 “조사과정에서 다른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조사대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의 정치자금을 해부할 경우의 파문을 검찰이나 정치권이 현실적으로 감당해낼 수 있느냐도 문제.이 때문에 결국은 검찰이 적당한 선에서 수위를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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