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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또 차인표의 불운?

입력
200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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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편째이다.1996년 ‘알바트로스’로 시작해 이번의 ‘아이언 팜”까지. 차인표는 단 한번도 영화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 ‘그대 그리고 나’ ‘왕초’ ‘그 여자네 집’ 등 드라마와 비교하면 그로서도 답답할 일이다.

‘드라마 불패, 영화 실패’의 징크스에 걸린 것인가.

단순히 드라마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은 얄팍한 영화 출연도 아니었다. 그는 누구보다 배우가 되고 싶어하고, 그런 만큼 작품 선택도 누구보다 신중하다.

“아무리 흥행성이 높아 보여도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고 할 만큼 고집도 있다.

그 고집으로 그는 ‘미술관 옆 동물원’ ‘접속’ ‘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거절하고 ‘짱’ ‘닥터 K’를 선택했다.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시나리오를 읽고는 이해도 안됐고, 재미도 없었다고 했다.

‘쉬리’ 역시 그의 눈에는 ‘별로였다’. ‘아이언 팜’을 선택할 때도 그랬다.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를 거절하면서 그는 “남는 것도 없고, 재미도 없고, 설령 그런 영화들이 성공했다고 내가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영화들이 작품성과 흥행 모두 성공한 것에 대해 그는 “서운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인기보다는 하루하루 즐거운 작업에 보람을 느끼며,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언 팜’ 때도 그는 미국 LA에서 어려운 여건을 참고, 스태프를 격려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촬영에 임했고, 개봉을 앞두고 열심히 홍보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차인표는 좋은 배우일 수 없다. 작품을 고르는 ‘눈’이야말로 좋은 배우의 제1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우는 연기 뿐 아니라 때론 흥행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이언 팜’은 아쉬움이 더 많이 남을 것이다.

어느 작품보다 차인표에게 잘 어울리면서도 파격적인 캐릭터였고, 어느 때보다 그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개봉했지만, 전국관객 10만에 머물고 말았다.

솔직한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바른생활 남자 차인표의 배우로서의 불운은 언제 끝날까.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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