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 열기에 시청자들도 6월 한 달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야 할 것 같다.월드컵대회(5월31일~6월30일) 64경기 중에서 KBS는 1TV와 2TV를 통해서 월드컵 60개 경기를, SBS와 MBC는 45경기를 생중계할 계획이다.
월드컵 일정상 오후 3시30분부터 밤 10시30분까지 매일 2~3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생중계에 할애하는 4~6시간을 포함해 오후 시간 대부분이 월드컵 경기에 점령당하게 된다.
특히 6월 한달 내내 매일 밤 8시30분에 경기가 있어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송하던 프로그램들의 방영시간을 대폭 변경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후 8,9시에 방송하는 메인뉴스와 일일드라마 및 미니시리즈 등의 연속극이 밤 8시30분 경기와 시간이 겹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때문에 방송사들은 축구팬과 뉴스 및 드라마팬을 동시에 만족시킬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저마다 ‘올빼미’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미니시리즈 등 시청률을 다투는 인기드라마를 자정 가까운 시간대에 늦춰 편성하고, 24시간 종일체제로 전환하면서 새벽에는 전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및 재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KBS는 축구경기 중계를 주로 2TV에 편성함으로써, 메인뉴스인 1TV ‘뉴스9’와 일일연속극 ‘사랑은 이런 거야’를 가능한 한 제시간에 방송하기로 했다.
2TV의 경우 월화 미니시리즈와 사극 ‘명성황후’는 시간대를 옮겨 경기 중계가 끝난 후에 방송하지만 주말드라마 ‘내 사랑 누굴까’ ‘연예가중계’ ‘추적 60분’ ‘개그콘서트’ ‘차인표의 블랙박스’ 등 주말 저녁프로그램은 결방할 가능성도 크다.
MBC는 월드컵 기간 동안 ‘뉴스데스크’를 밤 10시30분에 편성하고, 그 다음 시간대에 드라마 ‘위기의 남자’ ‘로망스’ ‘베스트극장’ 등을 방영한다.
일일드라마는 아예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방영중인 ‘매일 그대와’를 한 달 연장해 5월 29일 종영한다.
주말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는 축구경기 중계 전에 방송하고, 주말버라이어티쇼 ‘목표 달성 토요일’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시간을 축소해 방송한다.
SBS는 메인뉴스인 ‘8뉴스’가 오후 8시에 편성돼있고 오후 6시 경기는 월드컵대회 전반에만 있기 때문에 뉴스 시간을 늦추는 것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신 사극 ‘여인천하’, ‘나쁜 여자들’과 주말드라마 ‘그 여자 사람잡네’ ‘유리구두’ 등을 밤 11시대로 늦출 방침이다.
일일드라마 ‘오남매’도 경기중계가 끝난 후에 방송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드라마는 그나마 밤 11시대라도 차지하지만, 상당수 예능ㆍ교양 프로그램은 월드컵 기간 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달콤한 휴식을 갖게 된다.
특히 32강 중반인 6월10일까지는 매일 오후3시30분 6시 8시30분 등 3경기씩 있기 때문에 KBS 1TV의 ‘인간극장’ MBC ‘뉴논스톱’ SBS ‘아는 것이 힘이다’등 오후 6시~8시에 방송되는 예능ㆍ교양프로그램들마저도 1, 2주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간다.
SBS 편성팀의 김덕규 차장은 “월드컵대회 동안에는 황금시청시간대가 밤 11시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며 “방송3사가 모두 인기드라마를 이 시간대에 배치, 시청률 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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