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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씨 내일 전격소환 의미 / 홍업.홍걸 사법처리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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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씨 내일 전격소환 의미 / 홍업.홍걸 사법처리 '신호탄'

입력
200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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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9일 진승현(陳承鉉)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권노갑(權魯甲) 민주당 전 고문에게 전격적으로 소환을 통보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정치권 전체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특히 권 전 고문 소환이 이용호·최규선 게이트와 관련,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두 아들 김홍업(金弘業) 김홍걸(金弘傑)씨 주변으로 급속히 좁혀져가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일단 “검찰이 여권 심장부를 포함한 정치권 전반을 향해 본격적으로 칼을 들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검찰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2000만원을 권 전고문에게 받았다”는 김근태(金槿泰)전 고문의 양심선언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강경입장은 지난 26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두 아들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한층 뚜렷하게 감지됐다. 청와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 온 검찰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한 표정이 역력했고, 이러한 분위기가 ‘대통령의 분신’ 격인 권 전고문에 대한 전격 소환통보로 이어진 것.

향후 검찰의 수사 스케줄은 숨이 가쁠 정도이다. 검찰은 29일 홍걸씨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걸씨의 동서 황인돈씨를 소환 통보한데 이어 1일 권 전고문, 2일 설 훈(薛 勳)의원과 홍업씨의 친구인 김성환(金盛煥)씨를 출두토록 했다.

또 3일에는 진승현씨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김방림(金芳林)의원과 대우자동차판매 측에게 억대의 자금을 받은 송영길(宋永吉) 의원을 소환할 방침. 사실상 이번 주야 말로 검찰입장에선 정치권 수사를 본격화하는 ‘슈퍼 위크’인 셈이다.

정치권, 특히 여권을 향해 수사력을 집중하는 검찰의 이 같은 동선(動線)은 결국 대통령의 두 아들을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권 전고문에 대한 소환 통보는 사실상 대통령의 두 아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홍업ㆍ홍걸씨의 최측근인 황인돈씨와 김성환씨의 소환일정이 정치인 수사와 맞물려 돌아가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검찰 주변에선 홍업ㆍ홍걸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앞두고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검찰 입장을 들어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수사리스트에 올라있는 여권 인사 중 가장 상징성이 두드러진 권 전고문을 먼저 택함으로써 수사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안팎의 시각에 분명하게 못을 박아두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이날 검찰 관계자가 “권 전고문에 대한 조사를 거쳐 혐의가 확인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힌 부분도 “아들들의 문제는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본다”는 대통령의 사과내용과 대비돼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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