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을 두고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고민의 깊다.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이 전 총재가 대의원의 표심에 맡긴 채 그저 지켜보고만 있기는 어렵다. 현재의 판세대로라면 연말의 대선을 앞두고 바람직한 당 지도부의 모습과는 동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각 후보측이 파악한 판세를 종합하면 강재섭(姜在涉)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후보가 선두권에 들어 있고 그 뒤를 강창희(姜昌熙) 김기배(金杞培) 김진재(金鎭載) 서청원(徐淸源) 이해구(李海龜)(이상 가나다 순) 후보가 쫓고 있다.
민정계 출신 중진 일색으로 국민의 변화 욕구와의 분명한 거리로 보아 대선을 앞둔 이 전 총재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측근 정치 논란을 부른 인사들이 지도부를 장악할 가능성까지 있어 비주류의 재반발과 이에 따른 적전 분열이 불보듯 하며 정계 개편 흐름과 맞물릴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 전 총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어렵다. ‘이심’(李心)이니, ‘창심’(昌心)이니 하는 논란과 불공정 경선 시비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래 저래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어서 이 전 총재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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