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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KBS 2TV '두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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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KBS 2TV '두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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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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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부터 단숨에 넘어서기 힘든 산이 가로막고 있었다.개그맨이 출연해 짧은 두 편의 드라마를 엮어가는 포맷과 출연진 구성은 MBC가 1995년부터 방송했던 ‘테마게임’을 그대로 빼닮았다.

하지만 어눌한 말투의 김국진 대신에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간판인 ‘맹구’ 심현섭과 ‘연변총각’ 강성범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면?

KBS 2TV가 4월 2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이색극장 두 남자 이야기’(화요일 오후 8시20분)는 개그맨 심현섭과 강성범이 이끌어가는 무대다.

23일 방송된 ‘박하맛사탕’에서 강성범은 시위에 참가한 동료들을 배신하고 홀로 강의실을 지킨 대학생에서 고시준비생을 거쳐 평범한 은행직원이 된 인물을 연기했다.

강성범이 설경구처럼 철로 위에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고 영화 ‘박하사탕’처럼 시간을 거슬러가면서 보여준 것은 코미디가 아닌 짧은 드라마였다.

‘4월의 신부’에서 심현섭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물정모르는 조선족 여인 이수영에게 결혼을 미끼로 사기를 치다가 오히려 뒤통수를 맞는다. 개그에서 남발하는 조선족에 대한 희화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진중하다.

‘이색극장’에서의 심현섭과 강성범은 개그맨답지가 않다.

정통드라마에 출연했다고 해도 결코 욕먹지 않을 정도의 연기로 일단 드라마적 완성도를 높여준다. 주제도 진지하다.

하지만 강성범과 심현섭에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게 ‘개그콘서트’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지함이었을까?

심현섭과 강성범은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가벼움이나 희화화를 피해가기로 작정한 것 같다.

하지만 시청자가 알고 있는 강성범과 심현섭은 연기자가 아닌 ‘연변총각’과 ‘맹구’로 대변되는 개그맨이다.

사회에 대한 생각을 직격탄으로 날리기보다는 개그맨답게 웃음이 삐져나오도록 돌려쳐주기를 시청자들은 기대한다.

무거운 주제라고 해서 개그맨 강성범과 심현섭까지도 무겁고 진지하게만 다루기를 바라는 시청자는 없을 것 같다.

소시민적 삶의 애환을 그려내 감동을 주던 ‘테마게임’도 결코 정통드라마는 아니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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