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공해'라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되어버렸다.서울 거리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는 소음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어느새 휴대전화는 우리 생활에 있어 필수품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5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갖고 있다.
휴대전화는 참 편리하다. 언제 어디서나 전화 통화는 물론이고 게임 등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누리는 편리함 이상으로 옆에 있는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낀다.
특히 지하철 버스 등 밀폐된 공간에서 강제적으로 통화에 '동참'해야 할 경우에는 공해 수준을 뛰어넘어 일종의 고문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얼마 전 '역겨운 운전자들, 성난 부모들, 국가적 문제'라는 기사에서 미국인의 79%가 과거에 비해 미국인들이 무례해졌다고 느끼며, 이는 '심각한 국가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 신문은 '식당에서 큰 소리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젊은이들, 고속도로에서 곡예하듯 끼어 들었다가 빠지는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응답자의 49%는 시끄럽고 성가신 휴대전화 통화에 대해 불평했다.
■일본인들은 어려서부터 줄곧 받는 교육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인의 80%는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 휴대전화의 전원을 끊거나 착신음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신문이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아무 조치도 않고 그대로 탄다는 응답은 18%였다.
■어린이들은 어린이날 선물로 무엇을 가장 바랄까. 휴대전화다.
뉴코아백화점이 최근 초등학교 6학년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휴대전화가 32%로 1위였다.
2위인 옷의 15%를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 어린이신문 송알송알의 조사에서도 48%가 휴대전화였다. 요즈음 어린이들의 가내(家內) 지위는 거의 절대적이다. 더구나 어린이날이 아닌가.
아이들이 선물로 휴대전화를 원하면 거절할 부모가 얼마나 될까. 휴대전화와 함께 반드시 주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예절’이다.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법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어린이날 부모가 할 일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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