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Killer)본능과 킬러패스의 진수를 보여주겠다.한일월드컵 A조 1위와 F조 2위가 맞붙는 일본 고베 16강전(6월21일)은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98년 프랑스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A조 최강으로 꼽히고 죽음의 F조에선 잉글랜드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가 유력하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와 축구종가 명예회복에 나선 잉글랜드는 초호화 스타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24ㆍ유벤투스)와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21ㆍ리버풀)는 각각 골결정력과 날카로운 패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0ㆍ레알 마드리드)이 이끄는 프랑스의 최전방 왼쪽에는 항상 트레제게가 버티고 있다. 이탈리아와의 유로2000 결승에서 연장 골든골을 뽑아낸 트레제게는 오른쪽의 티에리 앙리(25ㆍ아스날)와 쌍벽을 이룬다.
똑같이 A매치 32경기에 나섰지만 14골을 잡아내 앙리(11골)보다 골넣는 킬러기질은 더 강하다. 98년 대회 때는 경험이 뒤진다는 이유로 결승전 출전이 좌절됐지만 유로2000 우승을 계기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 입단한 이후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소년기를 보낸 트레제게는 상대수비를 압도하는 스피드와 번개같은 슈팅, 감각적인 위치선정 등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두루 갖췄다. 특히 짧은 거리에서 문전까지 치고 들어가는 빠른 발은 압권이며 밀집마크나 거친 태클에도 찬스는 좀처럼 놓치지 않는다.
공격수는 제1차 수비라인이라고 여기는 그는 수비능력도 뛰어나다. 그는 잉글랜드전서 원톱 또는 앙리와 함께 투톱으로 나와 지단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골사냥의 마침표를 찍을 태세다.
스트라이커 마이클 오언(23ㆍ리버풀)과 함께 잉글랜드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꼽혀온 제라드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대단하다. 발재간과 정확한 패스, 넓은 시야를 무기로 200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제라드는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았다. 특히 팀의 주장인 공격형 미드필더 데이비드 베컴(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발등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그의 몫까지 떠맡을 가능성이 크다.
제라드는 오언이 마무리 짓는 기습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탱크같은 체력과 순간적 공격가담 능력을 갖춘 그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킬러패스에 승부를 걸고 있는 잉글랜드 전술ㆍ전략의 핵심에 있다.
지역 예선서 독일을 5-1로 대파한 배경에는 오언의 해트트릭을 이끌어낸 제라드의 어시스트와 킬러패스가 자리잡고 있다. 오언과는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어 궁합도 찰떡이다. 경험부족(A매치 8경기)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터프한 동시에 기량이 뛰어나고 영리하면서도 연습벌레로 통할만큼 부지런해 경기를 읽는 눈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다비드 트레제게
생년월일 :1977년 10월15일
출생지 : 루앙(프랑스)
소속팀 : 유벤투스
체격 : 187cm,75kg
경력 : 유로2000우승
포지션 : 공격수
▽스티븐 제라드
생년월일 : 1980년 5월30일
출생지 : 리버풀(잉글랜드)
체격 : 175cm,73kg
경력 : 2000프리미어리그 신인왕
포지션 : 미드필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