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침팬지의 DNA 구조는 99%가 같다. 그런데 왜 인간의 지능은 침팬지보다 훨씬 뛰어날까?독일, 네덜란드, 미국의 다국적 연구진은 최근 인간과 침팬지의 뇌, 간, 혈액 등에서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우선 죽은 사람과 침팬지, 살아있는 사람과 침팬지의 뇌와 간 등에서 조직, 혈액을 채취한 뒤 유전자 칩을 이용해 1만2,000개에 달하는 유전자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비교했다.
특히 단백질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mRNA를 분석한 결과 다른 장기보다 뇌 조직 샘플에서 가장 큰 차이가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는 질적인 차이라기보다는 양적인 차이라고 밝혔다.
즉 유전자 구조나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 자체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각각의 성질이 발현되는 유전자의 종류나 각 유전자가 발현되는 양 등의 패턴이 서로 다르다는 것.
연구결과 백혈구와 줄기세포에서는 침팬지가 사람과 유사한 배열구조를 보이지만, 뇌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인간과 차이가 있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가 에이즈에 걸리지 않으며, 인간에 비해 폐암, 결장암, 전립선 암 등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분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스판테 파보 박사는 “인간의 진화과정 중 뇌에서 작용하는 유전자가 크게 바뀐 것”이라며 “인간과 침팬지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유전자의 차이를 규명하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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