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EO 리포트 / 한국도자기 김성수 사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EO 리포트 / 한국도자기 김성수 사장

입력
2002.04.29 00:00
0 0

“3~4년내에 한국도자기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키우겠습니다”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도자기 서울지점 10층 집무실에서 만난 김성수(金聖洙 ㆍ53)사장이 제시한 한국도자기의 미래 비전이다.

재계에서 김 사장은 ‘엔지니어의 능력’과 ‘동물적 경영 감각’을 겸비한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그의 이력에서 우선 엔지니어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청주고 문과 고교생이 대학에서 화학공학도로 변신, ‘요업 재료’ 분야에서 석ㆍ박사 학위까지 받았을 정도다. 그러나 엔지니어로서의 진면목은 이러한 이력보다는 자신이 직접 신소재 개발 등에 참여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도자기의 얼굴로 ‘도자기의 여왕’으로 불리는 ‘본 차이나’와 일반도자기 보다 3배나 강도가 강한 ‘슈퍼스트롱’을 개발한 장본인이 바로 김 사장이다.

지금도 그는 신소재 및 신제품 개발만이 한국도자기를 세계적인 업체로 발전시킬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거의 매일 연구ㆍ개발(R&D)진행 상황을 챙기고 있을 정도다. 덕분에 한국도자기는 매출액의 5~10%를 R&D에 투자, 신제품 개발에서 항상 국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엔지니어이면서도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고품격의 디자인만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를 위해 95년에는 디자인학교인 ‘프로 아트(Pro-Art)’를 설립해 유명 디자인 학교와의 교류, 유명 디자이너 초빙 전시회 등을 개최고 있다. 또 홍익대, 이화여대, 충북과학대와 디자인 부문 산학협동을 맺고 직원들의 능력 향상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한국도자기 경영을 맡은 지 올해로 9년째다. 이 기간 한국도자기는 그의 동물적인 경영감각에 힘입어 국ㆍ내외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50년 아성을 자랑하던 행남자기를 제치고 정상을 탈환한 것. 94년 말 한국도자기의 사령탑을 맡은 그는 창립 50주년(93년)에 1위 탈환의 기세를 몰아 당시 업계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쳤다.

먼저 당시 업계에서는 전무했던 광고ㆍ홍보비를 대폭 지원하고, 매년 3~5개의 매장을 지방에 여는 등 10여 곳에 머물던 판매망을 대폭 확대했다.

김 사장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기 위한 방법은 매장을 늘리는 것”이라며 “지난 해 43개였던 전문매장을 올 해 말까지 60여 곳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자기는 이미 전남 순천과 강원도 강릉에 대형 매장을 연데 이어 27일에도 경기 안산시에 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일반 소비자만 중시했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해 호텔과 식당 등 기업을 상대로 한 독특한 영업전략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해외 시장에 대한 공략도 적극적이다. 국내 판매에 치중하던 한국도자기는 93년 ‘탈 한국 세계화’를 공언한 이후 세계 50여개국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김 사장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글로벌 경영 청사진’을 발표하고 자사 고유 브랜드로 세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올 해부터 말레이시아, 캐나다를 비롯해 러시아, 중동, 남미에 현지 직영 매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미 생산규모에서는 월 350만개로 세계 2위권에 올라섰다”며 “올 해부터 해외 직영매장을 가동하면 판매규모도 급신장해 세계 1위 탈환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사장은 인터뷰 다음날인 24일에도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지 매장 설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의 포부대로 한국도자기가 2005년 세계 1위 도자기 기업으로 도약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약력

▦1948년 충북 청주생

▦66년 청주고 졸업

▦70년 한양대 화공학과 졸

▦78~82년 충북대 공과대학 화공과 강사

▦96년 충북대 공학박사

▦94년~현재 한국도자기 대표이사 사장

hjpark@hk.co.kr

■한국도자기는 어떤 회사

충북 청주의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는 국내 도자기 업계의 대표 주자다.

1943년 12월4일 ‘충북제도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60년 현재의 한국도자기로 사명을 바꾼 뒤 60년 가까이 도자기 외길을 걸으며 국내 도자기 산업을 이끌고 있다. 창업주 김종호(金鍾浩 ㆍ89년 별세)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수(金東洙)씨가 현 회장이며, 넷째인 김성수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우수한 품질 그 자체가 ‘얼굴’이다. 3공화국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청와대에 식기를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육영수 여사의 요청으로 국내 최초로 젖소 뼈를 태운 골분을 50%이상 함유한 본차이나 제품을 개발, 디너세트와 커피세트 3벌씩을 납품한 이후 ‘한국도자기=청와대 그릇’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해외에서의 지명도도 국내 못지않다. 인도네시아에선 한국도자기 제품이 대통령궁 공식 그릇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또 미국 레녹스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해 미국 백악관에서도 사용되는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한국의 미를 전파하고 있다.

국내 도자기 시장은 93년까지 50여년간 행남자기의 독주 시대였다. 그 아성을 한국도자기는 당시로는 대단히 이례적인 공격적 마케팅 전략으로 깨뜨린 후 10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다이아몬드처럼 작지만 단단한 기업을 만들자’는 김동수 회장의 경영이념대로 부채비율 0%의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어음을 발행하지 않고 철저히 현금 거래를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이 796억원으로 세계 5위권인 한국도자기는 2005년까지 세계 1위 위상을 확보한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박희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