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존의 정책기조인 경제부양을 계속 유지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경제정책기조를 중립 또는 안정으로 전환하여야 된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먼저 실물경제 현황을 살펴보면 소비 및 설비투자의 호조로 실질 GDP가 회복세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 반도체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도 회복되기 시작하고, 지난 3월 한달 동안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설비투자도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통화증가율의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년 들어 M3(총 유동성) 증가율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자금공급확대로 상승추세를 지속하여 8∼12%인 감시범위의 상한인 12% 내외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경기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거나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시장금리는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 수준을 4%로 유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세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고, 수익률 곡선도 급격히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로 인한 기업신용 위험 감소와 회사채 수급사정 개선으로 회사채와 국고채 간 또는 회사채간 신용위험 스프레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로 소비부문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생산이 증가세로 반전되어 경기침체 국면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1/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8%로 지난 2년 중 최고치이다. 일본 경제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나 미국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국제 유가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중동지역 분쟁으로 인한 OPEC의 석유생산 감소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생산감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세계경제의 회복이 둔화되어 우리나라 GDP 성장과 경상수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유가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커질 것이다.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적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저금리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되면 가계대출 및 자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내수 확장세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또 세계경기 특히 미국경기 회복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면 실질 GDP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기어 물가 상승률도 높아질 것이다.
더군다나 지자체장 선거 및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임금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의 기조가 정치논리에 좌우된다면 하반기부터 경기가 과열될 수도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경제정책 기조를 중립적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단기금리를 경기상승 추세에 맞추어 이른 시기에 상향조정하고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업자금 공급을 위하여 확대한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번 기회에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능력을 제고 시키기 위해 위험 유인(誘因)을 줄일 수 있는 감독기능을 정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는 위험관리 능력의 강화로 금융기관 대출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향후 우려되는 대출채권 부실화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중유동성도 줄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와함께 재정정책의 기조도 경기부양에서 중립적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최근 재정지출의 조기집행을 완화하였는데 이는 바람직한 전환이다.
/함상문 KDI 정책대학원 교수(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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