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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2002 서울] 홍대앞 클럽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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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2002 서울] 홍대앞 클럽거리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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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클럽거리'는 새로운 젊음의 문화를 숙성시키고 있는 곳이다.27일 0시 30분 홍대앞 클럽 '마트마타'.대학 중간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이날이 '클럽데이'이기 때문일 것이다.'클럽'이란 입장료를 내면 간단한 음료와 술을 제공받고 음악에 맞춰 춤도 출 수 있는 곳이다.또 매달 한번씩 개최하는 클럽데이는 1만원권 티켓 한장만 있으면 주변 10곳의 클럽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날이다.클럽을 자주 찾는 매니아를 '클러버'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무 곳이나 클럽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클러버들은 입장료만으로도 업소의 수지를 맞출 수 있는,즉 높은 음악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곳만 클럽으로 인정한다.크러버 조장은(22·여)씨는 "홍대앞 클럽들은 보통 나이트클럽과는 달리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여자들끼리 와도 자유롭다"며 "극소수의 탈선 때문에 전체 클러버들을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말한다.밤이 깊어 갈수록 클럽거리는 자유분방한 젊은이들로 흥청거린다.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섞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평상시 주말 클럽 한곳 당 판매 입장권수가 200~400매 정도니까 이곳을 찾는 클러버는 어림잡아 2,000~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처럼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클럽거리에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서울시가 월드컵을 맞아 대표 문화관광거리로 육성키로 하고 예산지원까지 확정했던 이곳 클럽 10곳 중 6곳이 최근 불법영업이라는 이유로 영업정지처분 예고를 받았기 때문이다.현행법상 일반 음식점으로 허가된 이곳 클럽에서는 춤을 출 수 없다.또 이거리가 준주거지역이기때문에 유흥음식점으로 허가를 바꿀수도 없는 실정이다.이처럼 존폐의 위기 상황에 몰리자 최근 클럽거리를 살리기 위한 시민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이곳을 '클럽문화 시범지구'로 지정하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을 이끄는 최정한 공간문화센터 대표는 "개인적으로 힙합이나 테크노 음악을 좋아하지 않지만,클럽에 모이는 젊은이들의 순수함과 자유스러움에 매료돼 이 거리 지키기 운동에 나섰다"며 "젊은이,예술가,전문직 종사자들이 미래를 주도할 창조적인 문화의 온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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