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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도 내가 인간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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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도 내가 인간같지 않다"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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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에 타고 있는 남녀를 살해하고 차에 불까지 지른 20대 3인조가 3개월동안 7명을 살해한 사실도 놀라운데, 폭행한 사람들 중 몇 명이 더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충격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경기 수원 남부경찰서에 검거된 3인조는 대항력이 없는 취객이나 혼자 귀가하는 사람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려 살해했다.

범행동기는 돈 때문이라 하는데, 빼앗은 돈이라야 한 번에 12만~40만원 정도다. 돈만 털어도 될 일을 이들은 꼭 사람을 죽였다.

또 추적을 피하려고 휴대폰 대신 무전기를 사용하고, 강간을 할 때는 피임기구까지 썼다. 그 동안 지존파니 막가파니 하는 범죄조직이 큰 충격을 주었지만, 이들의 수법은 또 다르다.

7년 간의 교도소 생활은 교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출소 후 직면한 사회의 냉대도 원인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슨 심심풀이 장난하듯 사람을 마구 죽일 수 있는가.

용의자들 중 한 명은 방송기자가 들이댄 마이크에 “나도 내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서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를 느낄 수 없었다. 정말로 인간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런데 경찰은 이들을 조기에 검거하지 못해 희생자들이 계속 발생했다. 오히려 서울의 한 경찰서가 이들이 저지른 범죄의 범인으로 엉뚱한 사람을 검거했다고 발표한 일까지 있었다.

범죄수사의 부실함과 공조수사의 허술함이 아직도 이런 정도니 개탄스럽다. 끔찍한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 지적하는 말이지만, 수사당국의 충실하고 철저한 수사와 교정당국의 획기적인 교정행정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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