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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춤꾼 홍신자 '즉흥춤 축제'개막공연…"맘 편히 구경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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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춤꾼 홍신자 '즉흥춤 축제'개막공연…"맘 편히 구경오시길…"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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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求道)의 춤꾼’으로 불려온 현대무용가 홍신자(62)씨가 2년여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늘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여온 그가 이번에는 ‘즉흥춤’으로 관객을 찾는다. 30일~5월3일 서울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제2회 ‘즉흥 춤 축제’ 개막 공연이다.

즉흥춤(Improvisation Dance)이란 말 그대로 안무 없이 의식의 흐름과 마음의 소리에 몸을 내맡겨 즉석에서 추는 춤.

홍씨의 공연 주제는 ‘죽산- 부탄- 죽산’.

경기 안산시 죽산면은 그가 9년 전 오랜 외국생활을 접고 국내에 정착한 뒤 줄곧 살아온 곳이고, 부탄은 지난달 다녀온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자리잡은 인구 200만의 소국이다.

“세계 곳곳을 다녀봤지만 부탄 만큼 자연과 인간이 순수 그 자체로 남아있는 곳은 없을 거예요. 동화나 전설 속 땅을 밟은 듯, 영혼의 때가 다 벗겨지는 듯한 느낌이었지요. 그곳에서 받은 감동과 죽산에서의 일상적 삶의 이미지를 엮어 보여줄 생각입니다. ”

공연준비는 음악을 선곡해두고 매일 몸을 이리저리 놀려보는 것 뿐이다. 무대 의상도 당일 손 가는대로 골라 입을 작정이다.

모시적삼이, 밭 맬 때 입는 ‘몸뻬’가, 진 캐주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즉흥 춤이 멋대로 추는 막춤은 아니다.

“짜여진 각본 없이도 막힘 없이 춤출 수 있으려면 평소 고도의 훈련이 필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즉흥 춤은 여느 공연보다 무용가의 노력과 실력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무대라고 할 수 있죠.”

즉흥 춤 축제에서는 무용가 6명이 교감하며 꾸미는 ‘접촉 즉흥’, 발레 전통무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무용가들이 춤판을 이어가는 ‘릴레이 즉흥’, 건축가들이 즉석에서 만든 공간에서 춤판을 벌이는 ‘크로스오버 즉흥’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즉흥 무대와 워크숍도 마련된다.

그는 관객들에게 “편안한 마음만 갖고 오라. 이웃 아줌마가 뭔가 일을 벌인다는데 구경 한 번 가보자거나, 머리를 싹 비우고 실컷 놀아보자는 정도면 딱 좋다”고 권한다. 공연 문의 (02)3674-2210

홍씨는 스물 일곱에 늦깎이로 춤꾼이 됐고, 고생 끝에 뉴욕 무대 데뷔에 성공해 한창 전성기일 때 훌쩍 인도로 떠나 3년간 구도생활을 했고, 마흔이 넘어 열 두 살 연하의 짝을 만났다.

남들 보기엔 더 할 수 없이 자유롭게 살았던 그이지만 “돌이켜보면 헛된 성취욕에 사로잡혀 다그치듯 살았던 적이 많다. 이제 가볍게, 천천히, 즐기며 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몸은 여전히 바쁘다.

네번째 에세이 집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무엇이든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출간을 앞두고 있고, 1995년부터 매년 열어온 ‘죽산 국제예술제’(6월5~9일) 준비에다 9~11월의 덴마크, 대만, 홍콩 등 해외공연 일정도 빡빡하다.

“내년 국내 무대에 올릴 큰 작품 하나를 만들고 있다. 한동안 외국 공연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국내 관객들과도 자주 만나겠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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