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연패(連覇)를 노리는 프랑스축구대표팀이 5일로 예정된 대통령 결선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가 98년 자국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인종융합의 승리라고 기뻐했다.하지만 국민전선 대통령후보 장마리 르펜은 혈통에 문제를 제기하며 알제리, 뉴 칼레도니아 등 외국 출신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포함된 대표팀에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르펜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하자 ‘쇼크를 받았다’는 대표팀 주장 마르셀 드사이의 반응은 절로 수긍이 간다.
드사이는 공식홈페이지에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 르펜의 국민전선이 파시스트 정당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라는 글을 올리며 격분했다. 가나의 아크라에서 태어난 드사이는 흑인으로 르펜이 96유로선수권 우승팀을 다인종팀이라며 폄하했을 때의 멤버였다. 프랑스의 에므 자케 감독은 당시 “월드컵 우승이 르펜을 상대로 한 투쟁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리 조르카에프도 드사이에 동조한다. 조르카에프는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5명의 투표인중 1명이 르펜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아르메니아출신으로 주로 잉글랜드 볼튼에서 선수생활을 한 조르카에프는 프랑스 생활이 10년이 채 안되지만 르펜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 몽드에 따르면 엠마누엘 프티(첼시아) 패트릭 비에이라, 실바인 윌토르, 티에리 앙리(아스날) 윌리 새뇰(바이에른 뮌헨) 에릭 카리에레(리옹) 크리스토프 뒤가리(보르쥬) 등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레는 “외국생활을 하면서 항상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다”며 “기권을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부모가 알제리에서 태어난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스대통령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본선에서 프랑스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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