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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19세 청소년 총기난사…獨 뒤흔든 퇴학생의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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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19세 청소년 총기난사…獨 뒤흔든 퇴학생의 총성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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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독일 중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전모가 속속 밝혀지면서 독일 전체가 충격과 비탄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 전후 최악의 민간인 희생을 낸 이번 사건이 교육과 청소년 문제의 폐부를 드러낸 것은 물론 총기 관리 허점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독일 경찰은 27일 에어푸르트의 구텐베르크 김나지움(10~19세 연령의 학생이 다니는 인문계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 13명의 교사와 2명의 여학생 등 16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범인은 2월에 퇴학당한 로베르트 슈타인호이저(19)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은 학기말 시험을 치르지 않으려고 의사의 소견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이 들통나 퇴학조치를 당했다”며 “교사의 목숨을 집중적으로 노린 이번 범행은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엄격한 총기규제로 상대적으로 총기위험의 무풍지대로 여겼던 독일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일 국민들은 19살밖에 안 된 범인이 어떻게 9㎜ 권총과 펌프식연발총을 가질 수 있었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사격광으로 알려진 범인은 2개의 사격클럽에 가입해 있었고 최근에는 무기소지 면허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독일 국민이 합법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총기류는 100만정에 이른다. 문제는 치안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는 불법 총기가 200만정이 넘는다는 점이다.

공산주의 붕괴 이후 동구권으로부터 대량의 무기와 전직 군인들이 넘어 오면서 독일은 물론 서유럽 전체에 총기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총기사건이 터진 26일 독일 하원은 공기총 소지자도 면허증을 따야 한다는 새 총기관리법을 통과시켰다.

▼교사 용기가 희생 줄여

총기 난사사건 당시 한 교사가 목숨을 걸고 범인을 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역사 교사인 라이너 하이스는 27일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발의 총성을 듣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총을 쏜 퇴학생과 마주쳐 그를 빈 교실로 밀어넣고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얼굴을 가린 털모자를 벗기고 나서야 그가 퇴학생인 제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하이스 교사는 “로베르트, 네가 총을 쐈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냐?’라고 물었으나 대답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하이스 교사는 이어 가슴을 내보이며 “나를 쏴라. 나를 쏘려면 내 눈을 봐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범인은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하이스 교사는 그를 빈 교실로 밀어넣고 문을 잠갔다. 범인은 잠시 후 교실 안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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