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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확정 의미 / 정치문화·중심축 변혁'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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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확정 의미 / 정치문화·중심축 변혁'서막'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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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가 집권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에는 정치사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무엇보다 노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초유의 제도적 개혁을 통해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을 밟으면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욕구를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집안 잔치에 머물렀던 이제까지의 경선 문화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현상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혐오,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국민참여경선을 매개로 개인의 정치역량을 뛰어 넘는 바람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권변호사이자 민주화 투쟁경력을 가진 56세의 노 후보가 상징하는 연령ㆍ세대 차원의 의미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해방직후(1946년) 태어나 한국전쟁이 끝난 뒤 교육을 받기 시작한 노 후보는 이제 ‘3김 시대’를 밀어 내는 본격적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됐다.

노 후보에게 있어서 세대교체는 과거와의 분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노 후보는 3김식 정치행태를 극복하되 DJ-YS의 분열로 상징되는 민주개혁세력의 역사적 과오와 상처를 치유, 과거의 정통성을 복원하겠다는 정치적 지향점을 갖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정계개편 의지로 나타나고 있다.

경남 김해 출신으로 이른바 영남 후보인 노 후보가 호남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후보가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노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동서 통합형 후보로 떠오르면서 12월 본선에서도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확정에 이어 종반에 접어든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대세를 굳힘에 따라 12월 대선은 사실상 노무현-이회창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여기에 5월 중순 출범을 목표로 창당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박근혜 신당’이 대선구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제3당의 지위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측은 이회창 전 총재의 ‘보수ㆍ안정’ 이미지를 부각시켜 노 후보의 ‘급진ㆍ불안’이미지와 대비시킨다는 전략이어서 12월 대선에서는 보ㆍ혁 논쟁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권력형 비리 공방도 대선의 주요 쟁점이다.

이에 맞서 노 후보측은 수구적인 이 전 총재가 3김식 정치행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몰아붙인다는 복안이다. 세대교체를 둘러싼 논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전 총재측은 지속적으로 안정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구도 특히, 영남지역을 놓고 벌어질 싸움에 양측은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영남 대회전은 정계개편 추진과 관련된 공방과도 맞물려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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