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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민주화 왜곡 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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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민주화 왜곡 어이 없다

입력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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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987년의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글 때문에 반발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경찰청 홈페이지에 소개한 ‘경찰역사’ 중 ‘5공화국 말기의 시대적 상황과 경찰’부분이다.우선 6월항쟁의 단초가 된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으로 내무부 장관 치안본부장이 사퇴한 데 대해 물고문과 은폐조작은 언급하지 않은 채 매스컴의 대서특필로 여론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치안본부장 구속도 ‘여론에 밀려 전격적으로 처리한 인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군 치사범은 따로 있다”는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의 폭로 때문에 비교적 안정됐던 사회분위기가 일시에 깨졌다는 어이없는 기술도 눈에 띈다.

치안본부장의 고뇌에 찬 결심과 경찰관들의 충성심 덕분에 당시 계엄령이나 위수령이 발동되지 않았다는 평가, 언론이 경찰에 가혹했다는 불만은 나름대로 이유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화요구가 거세기는 마찬가지였던 유신시대나 5공 초기에 대해서는 경찰의 제도 변화와 같은 객관적 사실 위주로 기술하면서 5공 말기에 대해 이처럼 평가한 것은 의아스러울 정도다. 이 글의 역사의식 결여와 아전인수식 해석은 민주화에 대한 왜곡을 넘어 모독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7년 전에 발간된 ‘경찰 50년사’를 그대로 옮겨 실었고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 1년이 넘었다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고쳐야 한다.

경찰은 경찰 발전에 장애가 되는 반경의식(反警意識)도 지적했는데 이번 경우는 스스로 반경의식을 불러온 셈이다. 민주화의 역사를 치안 차원에서, 경찰의 수난 위주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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