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메모리 부문을 매각한 이후 비메모리 잔존법인(하이닉스)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감자(減資)를 추진키로 했다.하이닉스 채권단은 26일 설명회를 열고 하이닉스 반도체 자본금을 19조8,960억원에서 메모리부문 매각 이후 1조7,33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경우 하이닉스 주식은 주당 13.5대 1의 비율로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메모리 부문을 떼주고 난 비메모리 잔존법인(하이닉스)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선 자본 및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주식수는 잔존법인이 떠안기엔 너무 큰 규모이기 때문에 감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비메모리 잔존법인은 채권단이 3조원 가량의 출자전환을 할 경우 총 주식수가 20억주로 매출액에 비해 차입금과 자본금이 지나치게 많은 기형적 재무구조를 갖게 된다.
따라서 비메모리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으로는 이자상환이나 직접금융 등 정상적 재무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주식가치를 떨어뜨리는 감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감자조치는 수십만 개인 투자자들의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어서 향후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또 메모리 부문 매각대금으로 받게 될 마이크론 주식 1억860만주를 채권단에 배분하지 않고 하이닉스 잔존법인이 관리토록 한 뒤 나중에 채권을 상환키로 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금 가운데 투신사나 리스 등 무담보 채권기관이 보유한 채권(약 3조5,600억원)의 50%를 탕감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잔존법인이 떠안게 되는 금융기관 부채는 3조7,000억원 대에 이를 전망이다. 채권단은 또 하이닉스 매각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전액 주식으로 전환, 대주주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